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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 챙기려는 산부인과의 패키지검사
박연신 기자 | 승인 2016.08.31 15:11
출처: http://www.hmcisrael.com/gynecology

신상보호를 위해 익명을 요청한 24살 대학생 A씨는 얼마 전, 부인과 검진을 받기위해 집 근처 개인 산부인과를 찾았다. 여성에게 흔한 질병 중 하나라고 불리는 방광염은 A씨가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에 자주 걸리는 병이었다. 중간고사를 준비하며 쌓인 피로 탓에, 전과 비슷한 증상을 느낀 A씨는 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갔고, 28만원의 검사비를 지불했다. 대학생인 A씨에게 검사비는 너무 큰 금액이었지만 건강이 걱정돼 결제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다가 1분도 채 안 되는 의사와의 만남에 이어 2만원이라는 진료비를 지불하고 처방전을 받았다. 검사결과, 큰 문제 아니라는 말에 A씨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앞으로의 생활비를 걱정해야하는 짐을 얻었다.

어떤 검사를 받았냐는 질문에 A씨는 본인이 받았던 검사가 ‘자궁경부암에 관련된 패키지’라고 하면서도 어떤 검사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A씨는 “간호사가 초음파 후에 다른 검사들도 꼭 받아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함께 받았다”며 “간호사가 추천해주는 검사를 받지 않으면 마치 무엇인가 잘못될 것처럼 말하니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검사인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환자를 상대로 상업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병원이 늘어나고 있다. 보통 “의료분야는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환자들은 진료를 받은 뒤 전적으로 전문가인 의사나 간호사의 지시에 따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병원은 정확성을 앞세워 일명 ‘패키지 검사’로 묶어 불필요한 검사를 실시하고 환자들에게 값비싼 진료비와 검사비를 요구한다. 특히 산부인과가 이 중 하나다. 여성병은 조기발견이 되지 않으면 더 큰 병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많아 여성들은 주기적으로 부인과 진료를 받아야한다. 하지만 부인과의 경우, 눈으로 보이지 않는 증상이 많아 다양한 기구를 이용해 검사를 해야만 한다. 검사종류만 해도 수 십 가지다. 이 검사들 중 요즘 산부인과에서 환자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자궁경부암 검사 패키지’다.

세계적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여성암인 자궁경부암은 2015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사망률 2위, 치사율 25%를 기록할 만큼 위험성이 높다. 자궁경부암의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 최근에는 본인의 의지가 아닌, 병원에 떠밀려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는 여성이 늘고 있다. 병원은 환자의 건강을 우려하여 검사를 안내해야하는 의무가 있지만, 불필요한 검사를 끼워 일명 ‘패키지 검사’를 받게 하는 과잉친절을 베풀고 있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두 가지의 방법으로 기본적인 검사를 한다. 우선 ‘질경’이라는 기구를 질 내에 삽입해서 자궁경부를 검사하기 적합하게 충분히 노출시킨 후, 작은 솔(브러시)을 이용하여 자궁경부 표면의 세포를 채취하고, 채취한 세포를 유리 슬라이드에 바른 후 알코올로 세포를 고정하고 염색을 하여 현미경으로 세포의 이상 유무를 검사한다. 이것을 도말검사라고 한다. 최근에는 유리 슬라이드 대신 검사의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서 액상세포 검사를 이용하기도 한다.

‘도말검사와 액상세포검사’, 이 두 가지 검사에도 가격차이가 있다. 도말검사가 1만 원대인 반면, 액상세포검사는 3~5만 원대이다. 물론 정확도의 차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도말검사가 액상세포검사에 비해 저렴한 탓에 요즘 대부분의 산부인과에서는 도말검사를 설명하지 않고, 액상세포검사를 안내하고 있다. 이 두 가지 검사가 자궁경부암에서 기본검사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기본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추가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 만약 기본검사에서 이상이 보인다면 병원은 ‘자궁경부확대경 검사’와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를 추가적으로 실시한다. 이 검사들은 암을 확진하기 위해 필요한 검사들이다.

하지만,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본검사와 함께 나머지 검사들을 패키지로 묶어 안내하는 병원들이 대다수다. 몇몇 병원에서는 초음파 검사까지도 권유를 하고 있다. 실제 서울 권역별 (강남 3, 강북 3, 강서 3, 강동 3) 산부인과 12곳을 조사해본 결과, 12곳 중 8곳에서 ‘자궁경부암 검사’에 대해 단일 기본검사가 아닌, 패키지 검사로 안내를 했다. 나머지 네 곳은 각 검사의 가격을 알려준 뒤, 함께 검사를 묶어서 하게 되면 가격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주었다.

얼마 전 패키지 검사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했다는 23세 B씨도 가격 할인을 받기 위해 패키지로 검사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올 해 짝수 년생인 B씨는 짝수 년생들에게 공단에서 제공하는 무료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기 위해서 병원을 찾았다가 무료가 아닌 유료검사를 받고 나왔다. B씨는 “공단에서 제공하는 검사는 정확성이 떨어져서 검사를 해도 이상 증상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에 추가 검진을 받았다”고 말했다. B씨가 말한 자궁경부암 무료검진은 지난 2월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한 ‘자궁경부암 무료검진을 포함한 암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 안’에 따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었다. 따라서 올 해부터 만 20세 이상은 짝수 년생, 홀수 년생 번갈아 공단에서 제공하는 무료검진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공단의 무료검진을 받으러 온 환자들에게까지 ‘검사의 정확성’을 운운하며 패키지 검사를 안내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 박노준씨는 “공단에서 지정한 무료검진 대상자들이 받는 기본검사는 ‘도말검사’로서, 검사의 정확성이 액상세포검사보다는 떨어지지만, 자궁경부암에 대한 이상증세를 관찰하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기본검사(자궁경부세포진검사)는 스크리닝 검사로서 위음성율(자궁경부암이 있는데 정상으로 결과가 나오는 확률)이 35%가 되기 때문에 HPV(인유두종바이러스)검사나 자궁 확대경 검사를 병행하면 정확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전 회장은 “병원 곳곳에서 검사비용의 가격차이가 나는 것은 ‘비급여수가제에 의한 병원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생기는 것이다”며 “무조건 검사를 받지 말고 패키지 검사를 하기 전, 어떤 검사들을 하는지 알아보고 본인에게 필요한 검사일지 신중히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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