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201개의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 2012년 12월 두 시간씩 세 차례에 걸친 TV토론회에서도 수많은 약속을 했다. 정치, 경제, 인구, 교육 등 각 분야에 대한 소신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은 얼마나 지켜졌을까? 또, TV토론회에서 박대통령이 한 말은 어느 정도가 진실일까?

정치인의 모든 공약과 발언의 진위여부를 따지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들의 발언의 진실성을 추적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TV토론을 포함한 정치인들의 공적 진술을 검증한다. 이런 진실검증이 매일 이뤄지는 곳, 바로 폴리티팩트닷컴(Politifact.com, 이하 폴리티팩트)이다. 
 
왜 폴리티팩트인가
 
폴리티팩트는 지난 2009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수상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신문은 2008년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조사 능력이 우수한 기자들과 월드와이드웹의 능력을 이용해 750가지가 넘는 정치적 주장들을 검증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진실로부터 수사적 포장을 분리시켜 유권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운 업적이 뛰어납니다.”
 
퓰리처상을 받고 엄청난 유명세를 탔다. 폴리티팩트가 수상한 전국보도부문은 특종이나 탐사보도에 주어지던 관행이 있었다. 이 관행을 깼기 때문에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기존과 완전히 다른 형태의 저널리즘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빌 아데어 편집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반 저널리즘과 다른 종류의 저널리즘을 실행하고 있다”며 “철저한 과정을 거쳐 저널리즘을 실행한다. 기자는 정확한 원출처를 찾아 기사를 쓰고, 3명의 에디터가 검토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다른 팩트체커들은 에디터의 손을 거치지 않고 게재되는 경우도 있지만 폴리티팩트는 다르다는 것이다. 
 
사실 팩트체킹이란 것이 생소한 개념은 아니다. 오래 전부터 저널리즘의 원칙으로 존재했던 것을 체계화한 것이다. 빌 코바치의 저서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에 따르면, 저널리즘의 첫 번째 목적은 시민들이 자유로울 수 있고 자치 정보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진실에 대한 의무와 사실 확인의 규율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폴리티팩트는 이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을 충실히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폴리티팩트는 그때그때 사실을 가려내 국민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더욱 즉각적으로 전달하려고 한다. 급변하는 온라인 환경에 맞춰 보다 효율적으로 정보를 주려는 노력이다.
 
누가 무엇을 하나
 
폴리티팩트는 탬파베이타임스(구 세인트피터즈버그타임스)라는 신문이 운영하는 웹서비스다. 탬파베이타임스는 미국 플로리다의 지역신문이다. 그들은 2007년 8월 ‘사실 보도’를 위해 대통령 선거 캠페인과 관련해 사실을 체크하는 기관으로 폴리티팩트를 설립했다. 폴리티팩트의 설립자이자 편집자는 빌 아데어 기자로, 탬파베이타임스의 워싱턴DC 지부장이기도 하다.
 
빌 아데어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워싱턴 지부장을 하면서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선거 캠페인에서 사실 확인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팩트체킹을 해보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웹을 통해 새로운 저널리즘을 만들고 싶어서 시작했다.”며 설립 계기를 밝혔다. 
 
처음에는 빌 아데어 기자와 그를 돕는 5명의 전담기자가 폴리티팩트에서 일했다. 현재는 빌 아데어 기자와 8명의 스태프가 함께 일하고 있다. 폴리티팩트의 모든 기사에는 에디터, 조사자, 분석한 발언의 출처 등이 적혀 있다. 이는 기자가 자신이 한 팩트체킹에 책임감을 갖게 하며 신뢰도를 높인다. 
 
폴리티팩트의 기자들은 대부분 탬파베이타임즈의 워싱턴 지국 소속의 중견 기자들이다. 이들의 하루는 워싱턴 정치계 뉴스 체크, 기사 작성, 팩트체킹 대상 아이템 선정을 위한 회의로  시작된다고 한다. 보통 오전에 아이템을 정하고, 오후 2시에 1차 점검 회의를 한다. 최종 검증은 오후 4시에 끝난다. 
 
폴리티팩트는 미국 내 여러 지역 신문사와 협업을 하고 있다. ‘마이애미 해럴드’와 함께 폴리티팩트 플로리다,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과 폴리티팩트 조지아, ‘콩코드 모니터’와 폴리티팩트 뉴햄프셔, ‘오리거니언’과 폴리티팩트 오리건, ‘프로비던스 저널’과 폴리티팩트 로드 아일랜드,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트맨’과 폴리티팩트 텍사스, ‘리치몬드 타임스 디스패치’와 폴리티팩트 버지니아, ‘밀워키 저널 센티넬’과 폴리티팩트 위스콘신을 운영중이다. 
 
사실을 가리는 진실 측정기
 
폴리티팩트는 언론사에 기반을 뒀지만 일반적인 ‘보도’의 형태는 아니다. 본격적으로 정치 발언의 사실 검증을 하는 시스템이다. 폴리티팩트와 그 제휴 언론사의 기자와 연구원들은 매일 국회의원, 주지사, 시장, 대통령, 장관, 로비스트 등의 모든 정치 발언을 검토한다. 이 발언들은 ‘진실 측정기(Truth-O-Meter)’ 지표로 정확성이 매겨진다.
 
진실 측정기는 진실은 흑백논리로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래서 폴리티팩트의 에디터들은 심사숙고를 거쳐 진실의 정도를 판정한다. 이들이 지키는 원칙은 바로 원문만을 판단의 기초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미 축약돼 보도된 말은 취급하지 않는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전문가와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원문이 확보되면 모든 진술은 개별적인 주장으로 나뉘어 판정대에 오른다. 바로 이 때 진실 측정기가 쓰인다. 진실 측정기는 진실의 정도에 따라 6단계로 나뉜다. ‘진실(True)’은 전혀 결여된 것이 없는 정확한 진술이다. ‘대체로 진실(Mostly True)’은 정확하지만 조금 더 명확하고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한 진술이다. ‘절반만 진실(Half True)’은 부분적으로는 정확하지만 중요한 세부사항이 빠졌거나, 맥락상 왜곡된 것이 있는 진술이다. 
 
‘대체로 거짓(Mostly False)’은 일정부분 진실을 포함하지만, 다른 인상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사실을 무시한 진술이다. 그 다음은 ‘사실과 다름(False)’인데 이 단계부터는 진술에 진실이 들어있지 않다. 이 판정은 진술이 정확하지 않을 때 쓰인다. 가장 최악의 판정은 ‘불타는 바지(Pants on Fire)’이다. 이 단계는 우스울 정도로 터무니없는 주장이거나 전혀 사실이 아닌 진술이라는 뜻이다. 
 
폴리티팩트는 저울 모양의 그림을 사용해 진실부터 거짓까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한다. ‘불타는 바지’단계는 저울의 눈금이 마구 움직이고 주위로 불길이 이글거리는 모양이다. 홈페이지의 ‘TRUTH-O-METER’ 분류에 들어가면 6단계 각각에 속한 기사를 모아볼 수 있게 해뒀다. 정치인 별로 그의 발언에 대한 판정만 모아 볼 수도 있다. 
 
가장 최근에 ‘불타는 바지’ 판정을 받은 기사는 ‘아메리칸뉴스닷컴’의 9월 2일자 기사다. 이 기사는 오바마케어에 의해 구성된 ‘사망 판정 위원회’가 86세의 여성이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며 사망을 집행했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의 팩트 체킹을 위해 7개 이상의 자료가 검토됐다. 
 
빌 아데어는 진실 측정기의 단계를 정하는 과정에서 ‘뉴스 정보원들을 탐문’하고 ‘최초 정보원에 탐문’하며 ‘인터넷을 이용하면서도 인터넷에서 비롯된 정보를 의심’하고 ‘사실이 검증된 사실을 또다시 검증’하라고 했다. 이는 폴리티팩트 기자들의 팩트체킹 원칙으로 작용되고 있다. 

오바마를 검증하다, ‘오바마 측정기(Obameter)’
 
폴리티팩트에는 진실 측정기 말고도 ‘오바마 측정기(Obameter, 오바미터)’도 있다. 말 그대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폴리티팩트가 검증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은 532개. 이는 폴리티팩트의 기자들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연설 대본, TV출연, 포지션 페이퍼, 선거용 홈페이지 등의 발언 중에서 골라낸 것이다. 
 
오바마 측정기는 정치적인 공약 뿐 아니라 개인적 약속까지 다룬다. 심지어 딸에게 강아지를 사주겠다고 한 약속까지 포함됐다. 단순히 공약을 나열하고 평가만 매기는 것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약속한 순간부터 팩트체킹이 완료되는 시점까지의 과정과 맥락을 모두 조사해 보도한다. 
 
또한 폴리티팩트는 공약을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미래지향적 약속’으로 정의했다. 측정 가능한 발언을 선택하기 위해서다. 진실 측정기와 같이 오바미터도 6단계로 측정 단계가 나뉜다. 세 가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이 진행됐는지 아닌지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준다. 나머지 세 가지는 공약이 지켜졌는지 아닌지에 대한 세부적인 지표다. 
 
가장 처음은 ‘미착수’ 단계다. 모든 공약은 이 단계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적 제안이나 실행을 하기 전까지는 여기에 남아있게 된다. 다음은 ‘추진 중’이다. 이 단계는 공약이 실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대한 카테고리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 제안을 하면 미착수에서 옮겨진다. 큰 그림의 마지막은 ‘지체 중’ 단계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 제안을 했지만 의회의 반대나 예산 문제로 보류된 경우다. 몇몇 공약은 이 단계에서 파기되기도 하고 몇몇은 다시 ‘추진 중’ 단계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세부적 지표의 처음은 ‘공약 파기’다. 의회가 투표나 협의를 통해 제안을 거절하는 경우 이 단계의 판정을 받는다. 다음은 ‘이행중(절충)’ 단계다. 오바마 대통령의 애초 공약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상당부분 이뤄진 경우 이에 속한다. 마지막은 ‘공약 이행 완료’ 단계다. 오바마 대통령이 내세웠던 공약의 거의 모두 혹은 완전히 실현되면 이 평가를 받는다. 
 
폴리티팩트는 ‘오바미터’를 볼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설명한다. ‘공약 파기’ 평가가 반드시 실패를 야기하거나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지만, 해당 공약은 의회의 반대로 보류 중일뿐이라고 말한다. 
 
폴리티팩트가 2014년 11월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착수인 공약 0%, 추진 중인 공약 7%, 지체 중인 공약 1%, 파기된 공약 22%, 절충 중인 공약 24%, 이행 완료된 공약 45%이다. 빌 아데어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측정기에 대해 대부분 공약을 지키기 위한 활동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평가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 수행에 따라 바뀌는 게이지를 보는 것이 독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돈은 어떻게 버나
 
언론사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도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폴리티팩트. 수익구조는 어떻게 될까? 주 수익은 폴리티팩트가 수행한 팩트체킹 기사들을 팔고 받는 요금이다. 탬파베이타임스와 제휴를 맺고 있는 미국 각 주의 신문과 미국 내 TV 방송국에서도 팩트체킹 내용을 쓰기 위해 폴리티팩트에 돈을 낸다.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수익이 들어온다. 운영 자금의 2/3는 콘텐츠 판매 수익이고 나머지는 광고 수익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폴리티팩트는 9개 주에서 운영 중이다. 폴리티팩트라는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있는 셈이다. 폴리티팩트와 손을 잡은 지역신문사는 첫 해에 3만 달러, 그 다음 해부터는 1만 2천 달러씩 낸다. 
 
‘뉴욕 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에서 폴리티팩트의 기사를 인용하기도 한다. 이 때 사용료는 얼마일까. 한 정치인의 발언이 어떤 진실 측정 지표를 받았는지 보도하는 것은 무료다. 그러나 자세한 팩트체킹 내용을 쓰려면 돈을 내야 한다. 계약은 지역 신문사와 마찬가지로 1년 단위다. 다만 신문의 부수나 독자수 등에 따라 가격은 달라진다. 
 
빌 아데어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이상의 확장 가능성이 많다. 언론사 운영에 있어 금전적 부담이 많아져 자금 조달이 중요해졌다. 이 상황에서 폴리티팩트는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국의 팩트체킹 시스템
 
다시 기사의 앞머리로 돌아가 보자.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은 얼마나 지켜졌을까? 지난 2월 ‘뉴스타파’가 201개 공약을 전수 조사해 보도했다. 이것이 가장 최근 보도다. 뉴스타파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이행점수가 32점이라고 보도했다. 카테고리별로 묶어 색깔로 이행률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폴리티팩트의 오바미터와는 차이가 있다. 오바미터는 오바마 대통령이 4년간 약속한 모든 발언들 중 측정이 가능한 것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뉴스타파의 조사는 2012년 대선 당시 내건 ‘공약’ 자체만을 대상으로 한다. 오바미터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약을 이행하는 등 변화가 생기면 그때그때 업데이트 된다. 그러나 뉴스타파의 보도는 대통령 취임 1년 맞이로 시행됐다. 
 
즉각적으로 변하는 오바미터는 선거 등 국민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판단할 때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오바미터나 진실 계량기같은 시스템이 없는 우리나라는 대통령 후보가 내건 공약과 소신 발언을 ‘받아들이고 믿는’ 입장이었다. 그의 발언을 믿고 투표한다. 1년 이상 시간이 지나서야 공약 이행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우리나라에서도 폴리티팩트의 진실 측정기를 도입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인터넷 언론 ‘슬로우뉴스’에서 1, 2, 3차 TV토론회에 대한 진실 측정을 했다. 폴리티팩트의 형식을 빌려왔으나 사실과 대체로 사실, 거짓과 대체로 거짓을 하나로 묶었다. 해석상 논란, 실행력 의문이라는 단계도 추가했다. 
 
이 팩트체킹 기사의 누적 조회수는 2년이 지난 현재까지 7천 건 남짓이다. 시도는 있었으나 대중들이 알아주지 않았다. 기사의 댓글에는 ‘진보에 지나치게 편향된 조사’라는 항의도 있었다. 폴리티팩트의 진실 측정기와는 달리 후보자들의 발언을 임의적으로 선택한 것도 많았다. 또 폴리티팩트는 당사자들의 과거 발언, 여러 법안과 정책에 대해 보였던 태도, 각종 통계 자료, 외부 전문가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진위여부를 가린다. 그러나 슬로우뉴스는 대부분 인터넷 상의 자료로 팩트체킹을 했다. 게다가 전문성이 확인되지 않은 이의 칼럼을 팩트체킹의 출처로 쓰고 있어 정확성이 의심된다. 
 
우리나라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팩트체킹 시스템도 있다. 오마이뉴스의 ‘오마이팩트’다. 대선후보의 발언을 검증하는 특별기획이었다. 이들은 피노키오 지수를 이용했다. 거짓말을 하면 점수가 높아지고 코가 길어진다. 
 
당시 오마이팩트 사실검증팀은 오마이뉴스를 통해 “대선 후보와 참모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의 공약과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며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날마다 후보와 핵심 참모들의 발언을 신뢰할만한 각종 데이터를 통해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마이팩트는 2012년 11월 2일부터 12월 18일까지 76건의 사실 검증 기사를 썼다. 이를 통해 한국온라인편집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온라인 저널리즘 어워드’에서 온라인 뉴스혁신 부문 수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마이팩트 역시 편향돼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박근혜 후보에 대한 검증은 43건, 문재인 후보는 18건, 안철수 후보는 6건이었다.  
 
기성 언론들도 팩트체킹을 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중앙일보’와 ‘한겨레’는 자체적으로 기사를 검증하는 팩트체커를 채용했다. 또 독자들이 기사 오류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했다. ‘동아일보’는 비정기적으로 ‘팩트체크’라는 기획기사를 내보내, 논란이 되고 있는 현안을 짚었다. 최근에는 JTBC의 ‘뉴스룸’에서 팩트체크 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마동훈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정파적인 언론사가 사실검증을 주도할 경우 순수성을 의심받게 된다고 말했다. 마동훈 교수의 연구에는 현직 언론인과 언론학자에게 바람직한 팩트체킹 모델의 요건을 묻는 조사가 포함돼있다. 조사에 따르면 충분한 인력과 재정이 뒷받침 되고, 정파적인 개입이 없다면 전문성을 갖춘 언론사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 꼽혔다. 바로 폴리티팩트와 유사한 모델이다. 
 
그러면서 마동훈 교수는 대학 주도의 협업모델을 제시한다. 이 모델은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공적 자금을 확보해 팩트체킹을 주도한다. 이와 더불어 전, 현직 언론인 및 민간단체, 관련 기금 등과 협력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대학보는 지난 2007년부터 팩트체킹 시스템을 도입했다. 원출처와 취재원을 통해 재검토 한 뒤 학보를 인쇄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스토리오브서울을 들 수 있다. 이화여대의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고 이화여대 학생들이 주도로 팩트체킹이 이뤄진다. 동시에 프론티어 저널리즘 스쿨, SBS 문화재단의 협력을 통해 운영된다. 
 
마동훈 교수는 “대학이나 연구단체는 언론사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조직과 시스템 운영 능력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제시한다. 그는 정치적, 재정적으로 독립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합리적이고 명확한 검증 기준을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과 주장을 분리하고, 발언의 진실과 거짓을 가리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폴리티팩트는 팩트체킹의 이상적 모델로서 본받을 만 하다. 우리나라에서 폴리티팩트와 같은 성공적 모델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받아쓰기 저널리즘’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다. 그 후에는 이해 관계, 권력과 위치에 상관없이 진실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 독립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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