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d Haskell, 뉴욕타임즈 광고팀장과의 인터뷰

2010년에 만들어진 The Idea Lab은 뉴욕타임즈에 속해있는 광고 연구소이다. 지면 신문에서 나아가 온라인 사업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타임즈는 Snow fall로 대표되는 ‘두고두고 읽을 만한’ 기사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결국 좋은 기사의 원동력에는 자본도 빠질 수 없다고 판단, 곧이어 Idea Lab을 창설했고 타임즈는 수익과 기술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디지털 신문 수익 구조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뉴욕타임즈 광고 파트 수장 Todd Haskell을 이메일을 통해 만나보았다.
 
“미디어는 좋은 뉴스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 
2010년, PC를 넘어서 스마트폰이 확대되며 동시에 아이패드 열풍이 세계적으로 일어났다. 타임즈는 고민했다. ‘인터넷에서는 어떤 뉴스가 독자들의 선택을 받을까?’
 
고민 끝에 Interactive news team이 꾸려졌다. 이들은 기자, 프로듀서,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 20여 명으로 구성된 기획기사 전문가들로, 뉴욕 타임즈의 새 편집장 Jill Abramson의 진두지휘 아래 모였다. 팀의 목표는 다양한 내용으로 독자와 함께 호흡하는, 디지털 저널리즘의 장점인 시각적 요소에 한껏 집중한 다채로운 화면을 구현하는 텔레비전과 신문의 장점을 살린 뉴스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뉴욕타임즈가 하고 싶었던 저널리즘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실험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돈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2010년 10월, Idea Lab이 창설되었다. 사업 자본을 만들기 위한 플랜은 간단했다. 광고를 만들어 파는 것이었다.
 
그래서 Idea Lab은 뉴욕타임즈 온라인 판에 실리는 광고 중 일부를 제작하게 되었다. 광고기법 중 몇 가지 시도는 꽤나 신선했고 시장의 반응도 성공적이었다.
 
“신문사에서 광고를 만든다는 것이 기존에 없던 완전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Times는 원래 기술적 측면에서 실험적인 시도를 위해 R&D Lab(a blue-sky experimental forum)을 가지고 있었는데, 광고도 연구 분야 중 하나였다. 이것이 모태가 되어 Idea Lab이 스핀오프 개념으로 생겨난 것이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뉴욕타임즈에는 여타 신문사와 다르지 않은 성격의 광고부서가 있었다. 그리고 광고부서와는 별개로 디지털 미디어의 여러 분야를 연구하는 R&D Lab이 있었는데, 철저히 광고를 만들기 위한 Idea Lab이 생겨나며 기존 있던 연구소는 문을 닫았다. (광고부서는 광고를 제작하는 일 외의 다른 업무를 전담하며, 지금도 존재한다. Idea Lab은 초창기 광고부 소속이었지만 현재는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다.) 
아래는 Idea Lab을 대표할 수 있는 광고 두 가지를 보여 달라는 질문에 대한 Haskell대표의 답이다.
 
‘당신이 150년 전에 태어났더라면, 그 날 접했을 신문기사’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는 초기 Idea Lab의 성격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노골적이지 않지만 Prudential Life를 “제대로 어필”한다. 생명보험사인 Prudential Life와 150년의 삶, 뉴욕타임즈 자신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
 
그가 꼽은 또 하나의 광고 대작은 피카소를 다룬 기사 아래 배너 광고로 삽입한 세제 광고였다. 방식은 피카소 옷에 줄무늬를 그리고(피카소는 줄무늬 옷을 입는 것으로 유명했다) 세제를 이용해 지우기. 뉴스 텍스트와 광고 역시 상호작용적이었다. 그리고 이런 실험은 interactive news team이 하려고 하는 시도, 즉 관객을 끌어들이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광고는 뉴스의 맥락안에 존재해야 한다.”
Haskell은 재미있는 광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광고가 뉴스를 해치지 않아야 할 것이 핵심이라고 말하며 덧붙였다. “뉴스를 위해 광고가 존재하는 것이라면 광고가 존재하는 맥락이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이어야 하고, 지루하고 따분하기 보다는 유쾌해야 한다. 이것이 뉴욕타임즈의 생각이다.” 
 
뉴스텍스트와 광고의 연관성을 고민해 광고를 제작한다. 상대(광고주)의 주문을 충족하면서 뉴스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물론 무척 어렵다. 하지만 결국 이런 고민이 Idea Lab을 발전 시켰다.
 
“어쩌면 좋은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었기 때문에 창의적이었을 수 있다. 타임즈가 어차피 광고가 들어갈 공간을 제공할거니까 큰 걱정은 없었다. 자유로웠기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광고들이 성공적이었고 예상매출보다 좋은 성적을 낸 것은 무척이나 자랑스럽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소득은 시각화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된 것이다.” Haskell이 말하는 시각화의 중요성에 대한 경험은 Idea Lab, 동시에 Interactive news를 성장하게 했다. 
 
“보이는 게 전부다. 그리고 사람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면 그것은 만들어지지 않은 것과 다름이 없다.” 
Idea Lab은 멈춰 있는 스틸광고 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광고, 사람들의 참여(이를테면 마우스를 움직여 퍼즐을 맞추거나 하는)를 요구하는 광고 등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사람들이 무엇에 호응하는 지 찾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빠르게 눈에 들어오는 정보를 선호하지만 지루한 것은 싫어했다. Idea Lab은 흥미로운 전달법에 대해 고민했고, 결과는 다양한 기술의 발전이었다.
 
“커서를 내리면 마치 내가 산사태를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 눈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이렇게 무서운 존재였다는 것을 내가 Snow fall을 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이다.” 
Snow Fall을 읽은 jaksonman102라는 아이디의 독자가 유튜브에 남긴 코멘트이다. 그의 말처럼 마우스 커서를 내리면 시시각각 변하는 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피해자 이야기를 할 때면 오른쪽에 피해자 정보와 그의 인터뷰가 나온다. 독자의 페이스에 따라 정보를 전달한다. 이는 모두 생생함을 전하기 위한 기술이다. 
 
“Idea Lab은 Snow Fall의 ‘후원자’였다. 먼저 독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것을 기술로 실현하는 것, 더불어 자본까지” Haskell이 전했다.
Idea Lab은 돈을 버는 것 외에 또 다른 공을 세웠다. 그것은 Idea Lab이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개발한 기술을 Interactive news team에 전달한 것이었다.
Interactive news team의 또 다른 대작 (사실 Snow Fall보다 앞서 나왔지만)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을 기록한 Inauguration 2012는 Snow Fall 보다 매끈하진 않지만, 사진으로는 다 전할 수 없는 현장의 생생함이 묻어난다. 뉴욕타임즈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Idea Lab의 기술을 차용한) 움직이는 인터넷 뉴스형식 덕분에 미국을 넘어서 전 세계 타임즈 독자들이 당시 ‘죽지 않은’ 오바마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비록 서면으로 오간 인터뷰였지만 Haskell이 힘을 주어 말하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 광고를 만들 때  뉴스와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것은 결국 뉴스를 제작할 때도 내용과 적절히 연결되는 기술을 찾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어렵게 독자를 분석해 낸 것도 결국 뉴스 제작에 공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Idea Lab의 가장 큰 공은 기술적 바탕을 타임즈에 제공한 것이 아닌가 싶다.”
 
Idea Lab은 10명의 직원으로 본래 주어져 있던 자신의 역할 이상을 해냈다. Idea Lab이 시도한 기술이 성공하며, 다른 기업들도 기발한 광고를 만들기 시작했다. 온라인 광고 통계를 내는 Gigaom.com에 따르면 Idea Lab의 수익은 2014년 초를 기점으로 점차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수익으로 정의 할 수 없는 Idea Lab의 성과는 기억 해둘만 하다. 그 중 가장 값진 것은 독자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뉴스를 만들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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