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
주제=한국대선 이후의 한·일 관계 전망 및 정책 방향
일시=2022년 4월 14일(목) 오전 10시~낮 12시
장소=세종연구소 대회의실(온라인 생중계 병행)
사회=진창수(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토론=이하원(조선일보 국제부장) 길윤형(한겨레 국제부장) 김현기(중앙일보 도쿄총국장) 김대홍(KBS 기자) 미네기시 히로시(일본경제신문 논설위원) 사와다 가츠미(마이니치신문 논설위원) 토요우라 준이치(요미우리신문 서울지국장) 사사가세 유지(도쿄신문 편집국 데스크장)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가 주관하는 ‘한일 언론포럼’이 세종연구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한국 대선 이후의 한일관계를 전망하고 개선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한국과 일본의 참가자 일부는 줌(zoom)으로 참여했다.

포럼은 세종연구소 진창수 일본연구센터장의 개회사로 막을 열었다. “현재의 한일관계는 (서로 간의) 비판, 불만을 넘어서 무관심한 경향까지 보이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한일관계 여론 형성에 중대한 역할을 하는 중견 언론인과 함께 한일관계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도쿄신문의 사사가세 유지 편집국장은 일본 정부가 한일관계와 윤 정부에 대해 아직 관망 단계라고 진단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자민당 대회나 최근 두 달간 있었던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한국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사사가세 편집국장은 “기시다 총리와 3월 11일 가졌던 전화 회담에서 윤 당선인이 동일본 대지진에 대한 위로를 전한 것과 관련해 자민당 내에서 긍정적인 평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신문의 사와다 가츠미 논설위원은 한일관계를 둘러싼 일본 여론을 전향적으로 평가했다.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기대하는 일본인이 상당히 많다.”

조선일보 이하원 국제부장은 그가 파악한 윤 당선인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윤 당선인의 머릿속에는 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분명히 박혀있었다.”

한일관계에 대해 윤 당선인이 내놓은 해법은 ‘김대중(DJ)-오부치 선언 2.0’이다. 윤 당선인의 정책 공약집에 나온다. 김대중-오부치 선언(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업그레이드하자는 뜻이다.

▲ 한일 언론포럼의 모습. 일부는 줌으로 참여했다. (출처=유튜브)
▲ 한일 언론포럼의 모습. 일부는 줌으로 참여했다. (출처=유튜브)

한겨레신문의 길윤형 국제부장은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이 가능하려면 무엇으로 내용을 채울지를 한일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한일 양국이 서로의 좋은 점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당시, 한국은 일본이 평화헌법을 성실히 이행했던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평화헌법(일본 헌법 제9조)는 일본의 전력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불인정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고노 담화를 통한 일본의 반성적 역사 인식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는 7월 참의원 선거가 있다. 일본경제신문의 미네기시 히로시 논설위원은 일본이 위기감을 느끼는 대외 안전 측면을 중심으로 협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안전보장 협력을 관계 정상화의 신호탄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일본은 한국과 달리 중국의 군사적 힘에 큰 위협을 느낀다. 일본 내에 한국과의 관계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네기시 논설위원은 한일관계 해결의 입구가 강제 징용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 기업 자산에 대해 한국 정부가 최소한의 보호를 해줘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한국 대법원은 2018년 10월 일본제철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1억 원씩 배상하도록 선고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2019년 1월 일본제철과 포스코의 한국 내 합작법인 PNR의 주식 8만여 주에 대한 압류를 결정했다.

길윤형 부장은 대법원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인간과 인간 사이 사귐의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대법원판결이지만 민사 소송이기에 원고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일본 정부와 기업이 먼저 사과하고 외교적 제스처를 보이면 원고들이 대위변제를 극구 반대하지는 않으리라는 얘기다.

이 부장은 한미일 연대를 위해서는 5월 말에 열리는 쿼드(Quad) 회의에 한국이 옵저버로 참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쿼드는 미국 호주 일본 인도의 비공식 안보 회의체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의 토요우라 지국장은 “문재인 정부에서는 일본 정부가 한국의 쿼드 참가를 반대했지만 윤 정부에 들어서면 전향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일본이 한국과의 관계에서 감정보다 서로 간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 센터장은 “한일 양국 간에 서로 협력해야겠다는 인식이 이전보다 강해진 만큼 양국이 용기를 가지고 결단을 내려야 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앞으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며 마무리했다. 한일 언론포럼은 하반기에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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