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이하 국민지원금)이 작년 12월 3일 기준으로 302만 6000명에게 10조 7565억 원 지급됐다고 밝혔다. MZ세대는 국민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할까.

서울 중랑구에 사는 직장인 고경화(27) 씨는 저녁 식사비 20만 원을 국민지원금으로 결제했다. 그리고 더치페이로 현금 15만 원을 친구들에게 받았다. 그는 나머지를 주식 사는데 쓰려고 한다.

경기 안산시에 사는 신지섭(28) 씨는 국민지원금 지급 시기에 맞춰 발렌시아가 재킷(197만 원 상당)과 프라다 가방(127만 원 상당)을 구매했다.

“원래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 위해 적금을 들었는데 여행을 갈 수 있는 여건이 안 되고 차라리 쇼핑이나 하려고 예전부터 봐왔던 옷이랑 가방을 샀어요. 비싸지만 후회는 안 해요.”

신 씨는 경기도 청년지원금으로 받은 100만 원, 적금을 해지해서 생긴 200만 원을 모두 사용했다. “명품 테크라는 말이 있잖아요. 제가 가진 제품이 단종되거나 인기가 많으면 매장가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어요.”

인하대 이은희 교수(소비자학과)는 “국민지원금이 하위 88%의 국민에게 지급되니 실제 취지와는 다르게 경제적 어려움이 덜해도 지급됐다. 즉, 25만 원의 여윳돈을 정부가 지급한 셈이라서 투자나 소비에 많이 이용하는 경향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 인스타그램 내 ‘#운동스타그램’ 검색 결과
▲ 인스타그램 내 ‘#운동스타그램’ 검색 결과

서울 용산구에 사는 대학생 조기흠(24) 씨는 국민지원금으로 헬스장 7개월 회원권을 결제했다. “사실 필요한 물건이 딱히 없고 식사도 집에서 다 하니까 그냥 헬스장에서 결제했습니다. 어차피 나가야 할 돈이기도 하고요.”

MZ세대에게 ‘근테크’는 투자의 하나다. 운동의 인기는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운동스타그램’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3월 23일 기준으로 게시물 741만 개가 나온다.

이은희 교수는 MZ세대를 ‘자본주의 키즈’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제시한 용어로 자본주의 논리에 익숙하여 최적화된 경제활동에 관심을 가지는 세대를 말한다.

이 교수는 “자본주의 키즈인 MZ세대는 돈을 버는 것과 돈을 쓰는 것에 관심이 많다”며 “국민지원금으로 수입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MZ세대가 현재의 경험을 중요시하는 가치를 드러내며 소비와 투자로 관심을 돌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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