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한국소통학회
주제=토론을 토론하다: 100분 토론 22년을 돌아보며
일시=2022년 4월 1일(금) 오후 2시~5시
장소=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온라인 생중계 병행)
사회=심두보(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발제=신지영(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변진경(시사인 기자)
토론=김설아(홍익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김활빈(강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이상철(성균관대 학부대학 교수) 이은영(휴먼앤데이터 소장)

 

한국소통학회가 4월 1일 ‘토론을 토론하다: 100분 토론 22년을 돌아보며’를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MBC ‘100분 토론’을 분석해 프로그램이 누구의 목소리를 대변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발제를 맡은 신지영 고려대 교수는 100분 토론이 처음 방영된 1999년 10월 21일부터 2021년 12월 21일까지 943회 방영분을 ▲ 진행자 ▲ 토론 주제 ▲ 출연자로 나눠서 분석했다.

지금까지 진행자는 15명으로 남성이 13명, 여성이 2명이었다. 연령대는 40대 말에서 50대 초반이 전체의 80%였다. 진행자가 프로그램을 맡은 기간은 평균 10개월이었다.

토론 주제는 15개 유형으로 나눴다. 정치를 다룬 토론이 전체의 42.5%를 차지했다. 정치 사회 경제를 함께 다룬 토론은 73.1%, 정치 사회 경제 외교 안보를 함께 다룬 토론은 84%였다.

출연자는 4190명이었다. 회당 평균 4.4명. 출연자 중 89.4%가 남성, 10.6%가 여성이었다. 연령은 평균 51.3세였다. 40~50대가 77.8%를 차지했다. 신 교수는 30대 이하 출연자가 6%라며 청년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 신지영 고려대 교수의 발표 모습
▲ 신지영 고려대 교수의 발표 모습

이런 자료를 토대로 신 교수는 “50대 후반의 남성 진행자가 대부분 남성인 4명 정도의 토론 참여자와 함께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으로 100분 토론을 정리했다.

그는 100분 토론이 공론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물었다. 출연자의 성비, 연령, 직업이 다양하지 못해서 프로그램이 큰 목소리를 더 크게 전파하는 건 아니냐는 얘기다.

다양한 출연자가 나오지 않은 이유로 안전 우선주의를 꼽았다. 제작진이 출연자를 찾아서 검증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사람만 출연시킨다는 뜻이다. 신 교수는 미디어의 게으름이 편향된 스피커를 낳았다고 했다.

토론에서 김활빈 강원대 교수는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의 의제 설정 기능이 강력하다고 주장했다. 시청률은 낮게 나와도 다양한 플랫폼으로 시청되고 SNS에서 공유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별, 직업, 연령면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분석되는 토론 프로그램을 개선하라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학회는 토론 프로그램과 여론에 시사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방송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설아 홍익대 교수는 미디어가 다양성을 위해 도전하고 사회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공론장이 활성화된 이유는 (시민이) 다양함을 받아들이는 일에 굉장히 익숙한데, 그 익숙함을 만드는데 앞장선 게 미디어거든요.”

이상철 성균관대 교수도 미디어가 토론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온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100분 토론을 비롯한 토론 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론을 확산하고 유권자에게 영향을 주는 쪽으로 설계되지 못했다는 말이다.

“(후보들이) 토론을 통해 유권자와 소통하고 정책 아젠다 세팅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위치를 지키려고 하는 흐름을 보였다. 토론 프로가 선거 시기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신 교수는 토론의 다양성을 해치는 요인의 하나가 발언이 안전하지 못한 환경이라며 사회 변화의 필요성을 제시하면서 개인도 용기를 갖고 자신의 믿음에 대해 목소리를 내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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