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이하 뉴스브리핑) 제작 현장을 찾았다. 2월 22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양천구의 SBS 목동 사옥 2층. 생방송 시작까지 23분이 남았다. 스튜디오는 조용했다. 제작진은 카메라를 조정하면서 작은 목소리로 대화했다.

생방송 중이던 오후 2시 40분. 스튜디오는 서늘했고 여전히 조용했다. 방송 장비가 온도에 예민해서 스튜디오 온도를 항상 18~24도로 유지한다.

오후 3시 9분, 3층 부조정실을 찾았다. 소란스러웠다. “서버 6, 스타트, 커트.” “카메라 투 스탠바이.” “카메라 투로, 큐.” 수십 개의 모니터와 수백 개의 조작 버튼 앞에서 쉼 없이 말이 오갔다. 스튜디오가 수면 위라면 부조정실은 물 밑에서 열심히 헤엄치는 오리의 발 같았다.

▲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스튜디오(왼쪽)와 부조정실
▲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스튜디오(왼쪽)와 부조정실

평일 오후 2시~오후 6시는 TV 정치의 황금 시간대다. MBC는 오후 1시 50분에 ‘2시 뉴스 외전’을, KBS1은 오후 4시에 ‘사사건건’을 방영한다.

뉴스브리핑은 평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생방송으로 나간다. 주영진 앵커가 맡는다. 주요 뉴스로 막을 열어 1부에서는 정치 이슈를 토론하고 2부에서는 정치가 아닌 이슈를 조명한다.

기획에 참여하는 조을선 SBS 기자는 원래 1부에서 정치, 2부에서 그 외 뉴스를 반반 정도로 다뤘다면 대선을 앞두고는 정치 뉴스를 중심으로 다룬다고 말했다.

“대선후보의 공약과 정책, 언행, 도덕성 이슈 가운데 유권자가 반드시 알고 가야 할 쟁점을 정리하는 데 방점이 있다.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각도로 짚어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월 22일 뉴스브리핑 1부 코너 ‘정치 여담야담’의 주제는 전날 있었던 20대 대선의 첫 법정 TV토론이었다. 출연자는 최재성 전 정무수석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었다. 뉴스브리핑 제작진은 공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레거시 미디어가 정말로 포기해서는 안 되는 원칙은 공정이다.” (주영진 앵커)

“대선을 앞두고 공정성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 (조을선 기자)

“작가로서 균형감이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류미 작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선거보도와 관련해 유권자 의견을 물었더니 응답자의 25.8%만이 언론의 선거보도를 공정하다고 평가했다. 주 앵커는 요즘은 자기 생각과 같은 이야기를 해주는 데를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대한 공정하게 (전하려고) 말 한마디, 출연자 섭외까지 신경 쓴다. 그 점이 종편이나 뉴스 전문 채널과는 확연하게 달리,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게 제 신념이다.”

실제로 2월 22일 뉴스브리핑에서는 대선후보 첫 TV 법정토론 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발언 장면을 각각 1분 8초씩 내보냈다.

심 후보가 이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면, 심 후보가 윤 후보에게 묻는 장면도 곧이어 나왔다. 발언 횟수와 시간까지 비슷했다. 제작진이 균형을 맞추려고 분초까지 계산한 결과다.

조을선 기자는 거대 양당 외 제 3후보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도 언급했다. 한국 정치가 양당제 중심으로 운영되고, 방송도 그 흐름을 따라가는 현실이기에 양당 패널 토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뿐만 아니라 안철수 심상정 후보의 일정과 이슈를 모두 포함하도록 한다. 또 앵커가 토론 과정에서 소수당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앵커가 양당 패널의 발언을 듣고 ‘양당에 대해 안철수 후보는 이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식으로 묻는다.”

▲ 뉴스브리핑’ 제작진. 왼쪽부터 주영진 앵커, 조을선 기자, 류미 작가
▲ 뉴스브리핑’ 제작진. 왼쪽부터 주영진 앵커, 조을선 기자, 류미 작가

공정 보도를 위한 또 다른 노력은 ‘Tell이 아니라 Show’하는 방식이다. 뉴스를 요약하고 해석하기보다는, 영상으로 직접 보여줘서 시청자가 스스로 판단하도록 한다.

“다른 뉴스랑 다르게 싱크(sync‧당사자 육성 화면)로 많이 나가요. (주 앵커는) 우리가 해석하지 말고 시청자에게 들려주자고 합니다. 다른 데에서는 요약된 뉴스로 보여주는 내용을 우리는 (시청자가) 직접 들어보고 판단할 시간을 주는 거죠.” (류미 작가)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은 지상파 뉴스프로그램에서 유일하게 앵커 이름으로 방송한다. 그만큼 제작진이 자부심을 느낀다.

류미 작가는 가장 뿌듯한 순간으로 “다른 데에서는 다루지 않는 이슈를 정확하게 다뤘을 때, 다른 데에서는 여야 공방으로만 짧게 지나간 뉴스를 깊이 있게 내보냈을 때”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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