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후문. 3학년 이동원 군은 2022년 12월 2일 오후 5시쯤 하교하다가 이곳에서 차에 치여 숨졌다.운전자는 만취 상태였다. 혈중알코올농도 0.128%로 면허 취소 수준. 운전자는 사고를 내고 현장을 벗어나 자기 집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그로부터 5개월이 지난 지금, 공판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2023년 5월 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가 423호 법정에서 피고인(40)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세 번의 공판(1월 17일, 3월 14일, 4월 3일)과 현장 검증
정부와 금융권이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전세 대출금 상환기간을 늘리거나 낮은 이자로 대출해주는 방안 등이다. 정부는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매를 중단시키거나 경매기일을 늦췄다.부동산의 경매 과정은 이렇다. 부동산이 압류되면 감정평가인이 가치를 평가해 최저감정액을 정한다. 그 뒤에 법원이 부동산에 사건번호를 붙여 홈페이지에 올린다. 사건번호를 보고 입찰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입찰표를 작성해 매각기일에 입찰법정에 제출하면 된다.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매는 인천지법이
버스 정류장인 통도사신평버스터미널에서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까지는 걸어서 30분. 주위를 둘러보자 주황색 전동킥보드가 보였지만,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켜보니 마을은 킥보드 주차금지구역이었다.4월 24일 오후 3시쯤, 버스에서 내리고 2.5㎞를 걸어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안내문이 보였다. ‘이곳부터는 대통령 경호구역입니다.’ 주민 배지선 씨(60대 중반)는 마을을 “조용하고 산책하기 좋은 시골”이라고 했다.평산책방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직원 2명이 문틀을 끼우고 인부 4명이 앞마당에 파라솔을 심었다. 용접 소리와 공사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1층 B번 출구 앞에서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4월 24일 오후 2시 30분,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귀국을 앞두고 정치 유튜버가 모이면서다.송 전 대표는 전날 오후 8시 5분(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에 올랐다. 인천국제공항에는 예정보다 17분 늦은, 4월 24일 오후 3시 23분 내렸다.방송사 취재진은 오후 1시쯤부터 B번 출구 중앙에 카메라를 세웠다. 삼각대가 4개, 촬영용 사다리가 9개 설치됐다. 좌측에도 삼각대 3개가 섰다.승객들은 출국장을 나오다가 길게
경찰청이 발표한 2021년 음주운전 재범자 단속 통계에서 눈에 띄는 숫자가 있다. 재범률44.6%, 7회 이상 상습 음주운전 적발 977건.취재팀은 4월 21일 서울중앙지법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을 찾았다. 이날 방청한 음주운전 재판 16건에서 9건의 피고인이 재범이었다.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 412호 법정에서는 4건을 다뤘다.첫 피고인은 50대 회사 대표. 2022년 12월 8일, 술을 마시고 5㎞ 정도를 운전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186%.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세 차례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 검사는 동종 전력이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78)의 8차 공판이 4월 18일 대전지법 230호에서 열렸다. 혐의는 준강간 등이다. 이날 피해자의 음성 녹음 파일을 검증할 예정이었다. 변호인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미뤄졌다.오후 1시 40분, 법정 앞에는 60여 명이 길게 줄을 섰다. 왼쪽 문 앞에 29명, 오른쪽 문 앞에 30명. 법정 앞 의자에는 5명이 앉았다. 왼쪽에 세 번째 남성은 “1시간 전부터 와 있었다”고 말했다.벙거지를 쓴 남성이 오른쪽 맨 앞에 줄을 섰다. 뒤로 밀린 남성이 언성을 높였다. 새치기한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와 관련해 처음 법정에 선지 716일(4월 7일 기준)이 지났다.검찰이 적용한 죄명은 세 가지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와 시세조종.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외부감사법상 거짓 공시와 분식회계. 삼성물산 주주에게 재산상 손해를 끼친 업무상 배임.주요 쟁점은 이 회장이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계획했는지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주식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했다.당시 이 회장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이 장애인의 날을 맞아 4월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컨벤션센터 앞에 모였다. 이들은 장애인의 권리가 지역사회에서 실현되는 날을 만들기 위해 ‘제22회 420장애인차별철폐의 날 투쟁’ 행사를 열었다.전국장애인철폐연대(전장연) 등 213개 단체가 참여했다. 행사는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강민정 의원과 기본소득당 오준호 공동대표가 참석해 축사를 했다.참가자들이 입은 조끼에는 여러 문구가 보였다. 장애인 권리 예
20대 직장인 이상우 씨는 2022년 9월 ‘공조 2: 인터내셔널’을 본 다음에는 영화관에 가지 않는다. 유일한 예외는 ‘아바타: 물의 길’. 비싼 관람료를 이유로 꼽았다. “여자 친구랑 같이 가서 티켓값으로 3만 원, 콜라와 버터오징어에 1만 원, 합쳐서 4만 원이나 지출했다.”코로나가 끝난 뒤에도 영화관 관객 수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관람료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관람료 인상으로 관객이 줄고 영화산업 전체가 위험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일반관 관람료는 올해 4월 기준으로 주중 1만 4000원, 주말 1만 5000원이다.
1988년 6월 일본 정계는 부패 스캔들로 뒤집어졌다. 아사히 신문이 보도한 리쿠르트 부패 스캔들이 시작이었다. 이 사건은 리쿠르트사가 부동산 자회사인 리쿠르트 코스모스사의 비상장 주식을 유력 정치인들에게 제공해 상장 후 수천만 엔에서 수억 엔에 이르는 차익을 내도록 한 사건이다. 주식을 받은 정치인들은 그 대가로 리쿠르트사 재개발 사업의 편의를 봐줬다.이 사건에는 당시 총리였던 다케시다 노보루 등 자유민주당(자민당) 지도부를 비롯해 76명의 정치인이 연루됐었다. 부패 규모가 거액이고 정부 각료를 비롯한 여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사
“독일은 연방헌법재판소에서 정치자금 지원의 기본 원칙을 만들었어요. 한국은 의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자의적으로 관련 규정을 만들었지만, 독일은 헌법기관이 만든 기본 원칙에 준해서 세부적이고 체계적인 제도를 쌓은 거죠.”독일과 한국의 정당 국고보조금은 무엇이 다를까. 한국외대 김성수 교수(행정학과)는 그 차이가 ‘원칙을 어디서 정했는지’에서 왔다고 봤다. 사법기관의 판결을 거치며 원칙을 정립해나간 독일과 달리, 한국은 입법기관이 자의적으로 정책을 만들어왔다는 거다.독일은 1959년 유럽 최초로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제도를 시행했다. 현
4월 7일 오전 10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502호 법정. 처음 방청한 형사 재판은 영화나 드라마와 달랐다. 검사와 변호인이 치열하게 공방을 벌이고 판사가 중재하는 모습은 없었다. 법정 안은 조용했다.형사 제6단독 윤상일 판사는 피고인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인적 사항을 물었다.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묻고는 다음 기일을 신속하게 잡았다. 검사는 공소장을 낭독하거나 증거를 제출할 때만 입을 열었다. 변호인도 의견서로 변론을 대신했다.피고인 대부분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선처를 바랐다. 술에 취해 경찰을 팔꿈치로 밀쳤다는 이유로 기소
“아이고, 내 팔자야.” 중년 여성이 한숨을 연신 내쉬었다. 동행한 남성이 위로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서울중앙지법 서관 계단을 올라가는 길이었다.취재팀은 4월 6일 오후 1시 40분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갔다. 형사 재판이 열리는 서관으로 향했다. 로비에는 원고와 변호인, 어머니와 함께 재판을 방청하려는 학생까지 다양한 사람이 있었다.데스크 직원에게 방청하러 왔다고 했더니 민사재판인지 형사재판인지 물었다. 형사재판이라고 대답하니 2층 형사재판 안내 및 공시송달게시판이 있는 곳을 알려줬다. 그곳에서 오늘 진행되는 재판을
취재팀은 4월 6일 오전 11시, 서울 양천구의 서울남부지법을 찾았다. 법정은 본관 3층과 4층에 있다. 이날은 사기, 도로교통법 위반,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재판이 열렸다.403호 법정에 들어갔다. 방청석(36석)에는 아무도 없었다. 50대로 보이는 피고인은 부동산 개발업을 하다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판사는 피해자와 합의해야 한다고 피고인을 타일렀다. “합의 못 하면 징역 2년 실형을 살아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잘 판단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피고인이 사업에 성공해서 나중에 갚겠다고 하자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78) 공판에 피해자들이 이틀째 출석했다. 정 총재는 외국인 신도를 준강간하고 지속적으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앞서 6차 공판(4월 3일)에는 홍콩 국적 메이플 씨(본명 Yip Maple Ying Tung Huen·29)가 증인으로 섰다. 7차 공판이 다음날인 4월 4일 열렸다. 호주 국적의 A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취재팀은 오후 1시 30분경 대전지법에 도착했다. 법원 입구에서 대전여성단체연합이 성범죄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었다. 5차 공판부터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전한빛 사무처장은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좋은 언론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질문해 주세요.”JTBC의 신예리 전 교양팩추얼본부장(현 자문역)이 2월 23일 이화여대 대학원별관에서 웃으며 말했다. 그는 중앙일보 기자와 논설위원을 거쳐 JTBC에서 기자, 앵커, PD로 근무했다. JTBC 최초의 여성 임원.그는 강연과 저서 집필을 통해 경험과 지식 공유에 힘쓴다. 이날 그는 윤세영저널리즘스쿨 학생들을 만났다. 기자는 3월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빌딩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신 전 본부장은 봄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 사무실에서 기자를 만났다.“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는 아동복 거리가 있다. 한때 ‘아동복의 메카’로 불렸다. 명절이나 어린이날과 같은 대목을 앞두고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지금은 한산하다.기자는 3월 16일과 23일, 아동복 거리를 찾았다. 지하철 4호선 회현역 6번 출구를 나와 왼쪽으로 오르막길에 들어서니, 아동복 상점 30여 개가 빼곡했다. 임대로 내놓은 점포가 눈에 많이 띄었다. 시장을 찾은 손님이 많았지만 아동복 거리는 썰렁했다.1980년대에 생긴 부르뎅 아동복과 포키 아동복, 크레용 아동복 등 대형 매장 건물은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 밖에서
송지은 변호사(37)는 지난해 7월 출산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려면 베이비시터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아이를 돌볼 사람이니 신중하게 골랐다. 하루에 6번씩 면접을 본 적도 있다. 그렇게 뽑은 베이비시터가 유흥업소를 운영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송 변호사가 상임대표를 맡은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 변호사 모임(새변)’이 1호 안건을 ‘베이비시터 신원 보증 의무화’로 정한 배경이다.정부의 돌봄 서비스는 종사자 신원을 보장하지만 혜택을 받기는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사업’은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 자격을 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77)의 1심 5차 공판은 피고인 측의 증인이 출석하지 않아 파행됐다. 그리고 6차 공판이 4월 3일 열렸다. 홍콩 국적 메이플 씨(본명 Yip Maple Ying Tung Huen·29)가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했다.취재팀은 오후 1시쯤 대전지법에 도착했다. 재판 시작까지 1시간이 남았지만 8명이 기다렸다. 30분이 지나자 법정 문 앞에 50여 명이 줄을 섰다.JMS 신도로 보이는 여성이 취재팀에게 기자냐고 물었다. 학생이라고 대답하자 재판을 보러 온 이유를 물었다. 그가 재판을 보러 온 이유를
서울시가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 서울형 대관람차 서울링을 설치한다고 3월 8일 밝혔다. 서울링은 180m 높이의 살이 없는 고리형 디자인 관람차.서울시에 따르면 고리형 디자인 관람차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2025년 착공해 2027년 완공 예정이다. 한강변 관광지 개발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부이다. 강 주변에 짓는 대관람차라는 점에서 영국 런던의 관광명소인 런던아이와 비슷하다.오세훈 서울시장은 3월 14일 런던을 방문해 런던아이와 왕립공원 하이드파크를 둘러봤다. 런던아이에 탑승하고 여기의 성공사례가 한강에 적용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