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전세 사기로 인천 미추홀구에서 숨진 피해자 숫자다. 이들은 일명 ‘건축왕’ 남모 씨(61) 일당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남 씨 일당은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미추홀구 일대에서 전세 계약한 공동주택 533채 보증금 약 430억 원을 세입자로부터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 중 10명은 재판에 넘겨졌다.남 씨를 포함한 4명은 올해 2월 구속됐다. 나머지 6명은 불구속 상태.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혐의다.재판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인천지법 형사1단독(오기
아르바이트하며 알고 지낸 지 석 달. 동료 여성이 정재윤 씨(27)에게 카카오톡으로 연락했다. 정 씨는 “따로 연락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상대방 여성은 받아들이지 않았다.연락이 약 3주간 이어지다가 끊길 때까지 정 씨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정 씨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태도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취업준비생 20대 문 모 씨는 2020년 헬스장에서 아르바이트했다. 몸집이 큰 남성이 회원권 등록 절차를 물었다. 남성은 친절하게 상담해서 고맙다며 이름을
“꿀타래 나인 따우전드.”“우드 스트랩 워치.”서울 종로구 인사동 상인들이 외국어로 관광객을 맞았다. 거리에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들렸다.인사동을 5월 26일 오후 2시경 찾았다. 정부가 5월 11일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선언하고 보름이 지난 때였다. 인사동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이전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인사동에는 기념품 가게가 몰려 있다. 인사동 문화의거리 약 450m를 살폈더니 상가 건물마다 기념품 가게가 1~2개씩 있다. 상품은 비슷하다. 전통 문양을 새긴 천 마스크가 2000원, 책갈피가
남성이 핸드폰을 머리 위로 든다. 그리고 동영상을 촬영한다. 듬성듬성 남은 머리카락이 찍혔다. 머리를 한번 넘겨본다. “나도 시작된 건가…?”직장인 이종희 씨(35)는 그날을 잊지 못한다. 해가 쨍쨍한 날, 야외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정수리 부분이 눈에 띄게 비었다. 충격이었다. 그날 이후로 매일 혼자서 핸드폰으로 정수리 쪽 동영상을 찍었다.탈모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보를 검색하기 바빴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제 에너지의 30% 정도는 탈모 걱정으로 소모했어요”라고 했다. 탈모약 복용을 망설이다 27살 무렵부터 ‘아보다트’를 먹었다
가로 8m, 세로 2m 크기의 벽에 메모지 수백 장이 붙었다. 흰 국화 꽃바구니 1개와 꽃송이 10여 개가 그 아래 있었다. 벽 한편에는 안내문이 걸렸다. ‘10.29 이태원 참사 기억과 안전의 길 조성을 위한 준비 중입니다.’이곳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옆 골목. 기자는 5월 26일 오후 2시 40분에 찾았다. 지난해 10월 29일, 압사 사고가 일어난 지 약 7개월 만이다. 거리는 한적했다. 지나가던 외국인 관광객이 가끔 벽 앞에 섰다.참사 7개월이 지난 지금, 상권은 어떨까. 골목 입구의 신발 가게 ‘밀라노’에 들
통장 하나에 커플이 정기적으로 돈을 넣는다. 이 돈으로 데이트 비용을 낸다. 일명 ‘데이트 통장’이다.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500명(남 250명·여 250명)을 대상으로 3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명 중 1명(남 28.4%, 여 25.6%)이 데이트 통장을 사용한 경험이 있거나 현재 사용 중이다.안정은 씨(26)는 스물한 살 때, 데이트 통장을 썼다. 월 20만 원씩 부담. 데이트 비용이 부족해 5만~10만 원을 더 넣는 달도 있었다. 그는 “남자친구가 군에서 받은 월급과 나의 아르바이트 수입으로 데이트 비용을
“그 친구는 진짜 타고난 기자예요. 아마 다시 태어나도 기자 할 거예요.”이상기 아시아엔 발행인은 이충재 기자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상기 발행인은 1988년 한겨레 기자가 되고 이충재 기자와 30년 넘게 알고 지냈다. 경찰, 교육부, 국방부를 함께 출입했다. 그는 초년병 시절의 이충재 기자를 “가장 부지런했던 기자”로 기억한다.“공무원보다 먼저 출근했어요. 내가 그 친구보다 일찍 출근한 적이 없어서 (정확한 시간은) 모르는데, 다른 공무원한테 듣기로는 오전 7시쯤이면 이미 출근해 있던 적이 많았다고 해요.”이충재 기자를 5월 12일
5월 12일 서울 강남구의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 앞. 건물 4개를 지나니 왼편에 횡단보도가 보인다. 보행신호를 기다리는 시민 옆에 전동킥보드 1대가 보인다.전동킥보드는 제대로 주차한 게 맞을까? 아니다. 횡단보도 전후 3m 이내에는 전동킥보드를 주차할 수 없다. 반납 금지구역이다.서울시는 2021년 7월 불법 주‧정차된 전동킥보드 견인을 6개 자치구에서 시행하고 전 자치구로 확대했다. 신고가 접수되면 구청이 운영하는 견인업체가 전동킥보드를 견인한다.자전거 도로, 지하철역 출구 전면 5m, 점자블록 등, 사고가 날 우려가 크고 교
한국에 정당 정책연구소가 있다면 독일에는 정당재단이 있다. 현재 독일 의회에 진출한 정당은 8개로, 이들 중 7곳은 연계된 정당재단이 있다. 기독민주당(기민당·CDU)과 기독교사회연합(기사련·CSU)은 의회에서 연합으로 활동하지만, 별개의 정당재단을 운영해 기사에서는 개별 정당으로 봤다. 연방의회 선거에서 2번 연속으로 의회 그룹(30명 이상의 의원)에 속한 정당은 재단을 지정해 국가 지원금을 요청할 수 있다. 정부에서 공적 지원금을 받는 정당재단은 모두 6곳이다.「정당 싱크탱크의 다양성과 유형화」 보고서는 독일의 정당재단을 ‘공공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 기념식이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월 18일 열렸다. 기념식 주제는 ‘오월정신, 국민과 함께’다. 국가보훈처는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굳건히 지켜낸 오월정신을 기억하고 국민과 함께 책임 있게 계승하자”는 의미라고 했다.기자는 오전 9시 35분경 묘지 입구에 도착했다. 경찰 50여 명이 형광 조끼를 입고 길을 따라 섰다. 이들 뒤에서 30명 정도가 구호를 외쳤다.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묘지 입구로 관광버스 2대가 들어섰다. 버스 앞 전광판을 보니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 버스였다. 한
대한간호협회(간협)가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반발하며 5월 19일 집회를 열었다. 간협 추산 간호사 5만 명(경찰 신고 3만 명)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 일대에 모였다. 간호법은 간호사 자격과 업무 범위를 다른 의료 직무와 정확히 구분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기자는 오후 1시 30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흰 티셔츠와 어두운 바지를 맞춰 입고 간호사들이 지역별 피켓을 따라 줄지어 걸었다. “대구는 저짝(저쪽)이에요.” 수도권부터 제주까지 전국에서 모인 간호사들이 도로에 앉았다. 파란 ‘간호법’ 피켓을 손에 들었다.이날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78)의 9차 공판이 5월 16일 오후 2시, 대전지법 230호 법정에서 열렸다. 정 총재는 여성 신도들을 강제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를 받는다.공판 4일 전, 정 총재의 김도훈 변호사가 사임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양승남 변호사가 김 변호사의 해임 신고서를 같은 날에 제출했다. 해임은 피고인이 변호인의 임무를 그만두게 하는 절차다. 변호인 스스로가 그만두는 사임과 다르다. 이제 정 총재 측 변호인은 7명이다.취재팀은 오후 1시 35분 법정 앞에 도착했다. 90여 명이 양측 문 앞에 줄을
주최=조선일보주제=한미동맹 70주년: 경제 & 무역 관계의 발전일시=2023년 5월 17일(수) 오전 11시~오후 12시장소=서울 중구 신라호텔사회=마크 토콜라(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토론=필립 골드버그(주한 미국대사) 웬디 커틀러(아시아 사회정책연구소 부소장) 매튜 굿맨(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경제담당 수석 부소장) 메리 러블리(피터슨연구소 앤서니 M.솔로몬 선임 연구원), 캐슬린 스티븐스(전 주한미국대사) 조선일보가 주최한 제14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가 5월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올해 주제는 ‘격변의 시
방탄소년단과 에스파와 블랙핑크의 멤버 수를 더한 값은?2022년 SBS PD 공개채용 필기 시험때 출제된 문제다. 핵심은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수였다. 기획사가 발표한 8인조냐 실존 인물의 수 4명이냐 묻는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당시 시험 감독관 측은 후자를 택했다.'광야(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유니버스)에서 뱀(블랙맘바)을 때려 잡는' 수식어로 유명한 에스파는 공식적으로 8인조다. 4명의 실존 멤버는 리얼월드라고 불리는 현실 세계에서 활동하고, 짝꿍으로 이어진 4명의 가상 멤버는 메타버스 세계에서 활동한다. "미래 세상은
50대 여성이 80대 노모의 휠체어를 밀고 두세 걸음 올라가다가 멈추기를 반복했다. 20도를 웃도는 날씨에 여성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45도는 넘을 듯한 기울기의 오르막을 보고, 여성은 울상을 지었다. 청와대 관저에 이르는 가파른 언덕길에서다.4월 27일 청와대 정문의 ‘청와대, 국민 품으로’라는 팻말을 통과하자 노란 조끼를 입은 직원이 외쳤다. “아버님! 잔디 위로 올라가시면 안 돼요! 줄 안에 들어가시면 안 돼요!”하지만 청와대 본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관람객은 너도나도 카메라를 들이대며 사진 찍기에 바빴다. “여기 봐봐
박규리 씨(35)는 지난해 10월 반려견 장례를 치렀다. 강아지가 세상을 떠난 날, 포털 사이트에서 반려동물 장례업체를 급히 찾아 전화를 걸었다. 상담원은 문자로 주소를 알려 드릴 테니 그곳으로 가면 된다고 했다.주소를 따라 도착한 곳은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 있는 반려동물장례식장. 컨테이너와 비닐하우스 사이에 있었다. 직원은 수의, 관 등 추가 옵션을 붙인 가격을 안내했다. 전화로 안내받은 가격보다 2배가 비쌌다.박 씨는 꺼림칙한 마음에 발길을 돌렸다. “시설도 깔끔하지 않고, 냄새도 이상했어요.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이 슬퍼도 이런
2022년 12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24만 명이다. 법무부의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를 보면, 2021년(195만 명)보다 29만 명이 늘었다.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되면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코로나19가 발생 전인 2019년(252만 명) 수준으로 늘어나거나 더 늘어날 전망이다.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경기도에 사는 외국인은 2021년 기준 71만 명이다.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그중에서도 안산(9만 4천 명), 수원(6만 5천 명), 시흥(6만 4천 명), 화성(6만 2천 명), 부천(5만 3천 명) 순
가로 6m, 세로 3m 크기의 흰 천막 7채. 옆 전봇대에 ‘구룡마을(4지구) 화재민 비상대책위원회’라고 적힌 현수막이 있었다. 바닥에는 연탄재와 잡동사니가 뒤섞여 있었다.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4지구. 이곳에서 원인 모를 불이 1월 20일 났다. 화재로 68명(44세대)이 집을 잃었다. 당시 강남구는 임시 숙소를 한 달 간 제공했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4월 21일 찾았다.마을에 남은 이재민은 모두 60대 이상의 가난한 노인이다. 유일한 생계 수단은 1달에 30만 원 정도인 노령연금. 대부분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경북 울진군 신화 2리 화동마을. ‘고물 삽니다’ 소리를 내는 흰색 포터가 좁은 도로를 지나갔다. 버스가 하루 3번 오가는 작은 동네. 마을을 둘러싼 산에는 시커먼 나무 밑동이 가득했다. 기둥이 검게 그을린 나무도 산등성에 듬성듬성 보였다.마을 초입 표지판을 지나 500m쯤 걸었다. 흰색 컨테이너 6채가 나타났고, 그 뒤로 1층짜리 벽돌 건물이 보였다. 신화2리동회관(마을회관). 건물 앞에는 ‘산불예방! 산과의 약속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마을회관을 4월 21일 찾았다. 신발 20여 켤레가 놓인 현관을 지나 문을 열었더니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현재 마약류사범 단속 인원은 1286명이다. 지난해 2월보다 41.5% 늘었다. 4월 21일에는 ‘마약류 관리 종합대책 관련 당·정 협의회’가 열렸다. 마약 확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기자는 4월 20, 21일, 27일 그리고 5월 4일에 서울중앙지법에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하 마약류관리법)’ 재판을 방청했다. 신건, 항소심, 속행, 선고 재판 등 13건이었다.재판부는 마약의 전파성에 주목했다. 양형 기준에는 타인에게 마약을 판매하지 않은 일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투약한 사람보다 유통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