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의 김용래 파리 특파원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프랑스 내 한국독립운동사 재발견’을 보도했다. 프랑스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의 흔적을 13건의 기사로 전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1년 앞둔 시점이어서 눈길을 끌었다.그는 “운이 맞아 우연히 시작되었다”고 했지만 문화부에서의 학술분야 취재경험이 도움이 됐다. 특히 독립 운동사를 전공한 교수들과 함께 공부하고 조사함으로써 보도가 가능했다고 말했다.김용래 특파원은 이 보도로 2018년 관훈언론상(국제보도 부문)과 조계창 국제보도상을 받았다. 권태훈 한겨레
드라마 ‘SKY 캐슬’은 기득권을 얻기 위해 남보다 높은 성적을 받으려는 대한민국 교육현실을 반영한다. 좋은 학벌을 가져야 성공의 길이 열린다는 내용을 보다가 미네르바스쿨이 떠올랐다.4년제 혁신 글로벌대학. 창립자이자 경영자인 벤 넬슨(Ben Nelson)은 교육 자체에 대한 고민에서 미네르바스쿨을 구상했다. 스티븐 코슬린(Stephen M. Kosslyn) 전 하버드대 학장 등이 동참해서 설립했다.대학미션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지혜 육성하기(Nurturing critical wisdom for the sake of the wo
영하의 날씨에도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3번 출구 앞은 붐볐다. 2월 18일 오전 10시 11분. 조금 있다가 문자가 왔다. ‘죄송합니다. 10분 정도 늦겠습니다.’근처 마로니에 공원을 거닐다가 약속장소로 향했다. 서울대 연건캠퍼스 후문에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인사를 건넸더니 “어떻게 알아봤어요?”라고 했다.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45)와 그렇게 만났다.카페에 들어갔다. 의사시절 이야기로 시작했다. 그는 기자가 되기 전까지 모교인 한양대병원의 신경외과 전문의로 일했다. 뇌출혈과 뇌종양으로, 또는 척추에 문제가 생긴 환자를
미국의 탐사기자협회(IRE)는 특정 개인과 집단이 숨기고 싶은 중요한 사건이나 정보를 찾아내는 일이라고 탐사보도를 정의한다. 필수조건은 세 가지다. 첫째, 기자가 스스로 정보를 찾아내야 한다. 둘째, 독자가 알아야 하는 주요한 스토리를 갖춰야 한다. 셋째, 누군가가 사건을 숨기려는 의도를 밝혀내야 한다.고려대 심재철 교수(미디어학부)는 박종철 고문치사 보도를 전형적인 탐사보도로 본다. ‘국민의제 형성에서 탐사보도의 역할’이라는 논문에서 심 교수는 박종철 보도가 경찰폭력의 단면을 폭로함으로써 국민의 공분을 일으켜 정치변화로 연결됐다고
한국기자협회의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는 “탐사보도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역작”이라고 했다. 숙명여대 배정근 교수(심사위원장)에게 이메일로 이유를 물었다. “사안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보도의 완결성이 압권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서울신문 탐사기획부가 2018년 9월에 보도한 은 이달의 기자상, 한국기자상, 관훈언론상, 국제앰네스티언론상을 받았다. 팀을 꾸린지 4개월 만에 나온, 첫 작품이었다.서울 중구의 한국프레스센터에 있는 서울신문 본사. 3층 편집국의 오른쪽 회의실로 들어갔다. 편집국장이 주재하
호응신예기의 포털 및 동아닷컴 조회는 지난해 9월, 이달의 기자상 출품 당시를 기준으로 3800만 건이 넘었다. 댓글은 6만 건이었다.시대에 적합한 예법을 고민하는 독자의 관심과 목소리가 이어졌다. 상처를 받았던 누군가에게는 위안이 됐다. 누군가에게는 이건 잘못됐다고,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는 용기를 줬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돌아보고 반성할 기회가 됐다.마지막 ‘추석편’을 보자. 퇴계 이황의 17대 종손 이치억 씨가 나온다. 종갓집답지 않은 단출하고 오붓한 제사풍경과 신예기팀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그의 말은 울림이 컸다.이 씨는 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논의가 멈춘, 무언가가 있었다. 예법(禮法)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새로운 예법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늘 그랬으니 제사를 지내고 며느리는 전을 부쳤다. 자세한 심정을 몰라서 난임 부부에게 의도하지 않은 상처를 줬다. 생각한 적이 없어서 퇴사매너가 뭐냐며 스트레스를 받았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꼈다.창간 98주년을 앞둔 작년 2월, 동아일보 기자 8명이 이런 고민을 특별기획에서 풀기로 했다. 예를 익히고 실천하기 위한 ‘예기(禮記)’처럼, 이 시대에 필요한 공감능력과 상호배려를 위한 ‘신(新
로봇기자의 영역이 확장되는 중이다. 미국의 AP통신이나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로봇기자는 경제, 날씨, 스포츠뿐 아니라 정치기사까지 생산한다. 뉴욕타임스는 2월 5일 “로봇기자의 성장(The Rise of the Robot Reporter)”이라는 기사에서 로봇 저널리즘의 현실을 다뤘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이보그(Cyborg)라는 로봇기자를 만들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블룸버그에서는 뉴스 콘텐츠의 3분의 1이 사이보그 손을 거친다. 분기마다 수천 건의 기업실적 보고서를 생산한 배경이다. “이 분야(로봇 저널리즘)에서는 금융부문이 가장 앞
서울 관악구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라디오 방송국이 있다. 공동체라디오, 관악FM이다. 100.3 메가헤르츠(MHz). 직원은 8명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있다. 간판 하나 없는, 지하 1층 주차장 옆. 공동체라디오는 기관이나 전문가가 아니라 시민이 주도한다. 공익목적의 방송을 위해서인데 노인, 장애인, 이주민 같은 소수자도 참여한다. 관악FM은 2004년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뒤, 정식으로 운영되는 중이다. 국내에는 7개의 공동체라디오가 있다. 재정은 모두 좋지 않다. 시범사업 단계가 지나면서 정부지원이 중단됐기
미국 딕셔너리닷컴은 2018년 올해의 단어로 ‘오보(misinformation)’를 꼽았다. 영국의 사전 출판사 콜린스가 2017년의 단어를 ‘가짜뉴스(fake news)’로 선정한 데 이어서다. 세계는 지금 거짓 정보, 가짜뉴스와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선봉에 ‘뉴스가드(News Guard)’가 있다. 뉴스가드는 두 베테랑 언론인이 2019년 설립한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설립자 스티븐 브릴은 아메리컨로여(The American Lawyer)의 창간인, 고든 크로비츠는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의 전
“너무 조용한 것 보다는 소음이 있는 게 작업하기 더 낫지 않나요?”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의 선율이 카페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과 화분에 시선이 향한다. 반대쪽 벽에 빼곡히 붙은 포스트잇에 대해 물었다. “업무흐름에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아이템을 배치해 놓은 겁니다. 오른쪽 끝이 올해 발행한 콘텐츠입니다.”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의 사무실을 찾았다. 미디어 스타트업 ‘스리체어스(Threechairs)’의 이연대 대표(38)와 만나기 위해서였다. 2018년 10월 25일 오후였다. 그는 국회
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 프랑스 생 쥐스트 르 마르텔 시(市) 시사만화센터에서는 국제시사만화살롱이 열린다. 2018년의 특별전시 주제는 ‘한반도의 평화’였다. 한국 시사만화가의 출품작 20여 점 중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얼굴이 반반 섞인 ‘타임(TIME)’지 표지를 그린 작품이었다. 권범철 전국시사만화협회 회장의 그림이었다. “반갑습니다. 시사만화 그리는 권범철입니다.” 2019년 1월 23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겨레신문사 본사에서 권범철 화백(44)을 만났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 화백실로 이동했다
그에게는 1만2428개의 트윗과 5514명의 팔로워가 있다. 트위터 메시지를 보냈지만 다음날 아침까지 답장이 오지 않았다. 15분 전 리트윗했다는 프랭클의 활동내용을 보고 메일로 다시 인터뷰를 요청했다.“I’d be happy to talk to you.” 그가 트위터 활동을 할 때 메일을 보낸 덕분일까. 13분 만에 답장이 왔다. 30분 정도밖에 시간을 못 내줄 것 같다고 해서 메일 인터뷰면 충분하다고 답했다. 프랭클은 BBC의 소셜 미디어 에디터다. 그가 링크드인 사이트에 올린 설명을 보면 BBC의 모
예멘 난민 관련 가짜뉴스 기획의 세 번째 주제는 ‘이슬람 문화’입니다. 이번에는 이슬람 문화에 관한 거짓정보 4건을 소개합니다. 예멘을 포함한 이슬람 국가권에서는 사춘기도 되지 않은 여자아이들을 강간·결혼·이혼해도 된다는 내용부터 무슬림들이 모든 국가를 이슬람화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다양합니다. 공통점은 제주 예멘 난민을 반대하는 근거로 사용된다는 것입니다.본문에 오타나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은 원래 형태를 보여드리기 위해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예멘 난민 관련 가짜뉴스 기획의 두 번째 주제는 ‘범죄’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범죄와 관련된 거짓정보 5건과 저급뉴스 1건을 소개합니다. 공통적으로 예멘 난민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이미 일어난 사건의 범인을 난민으로 추측하기도 하고, 과거 일어났던 범죄 중 난민과 관련이 없는 범죄를 난민 반대 논리로 활용하기도 합니다.본문에 오타나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은 원래 형태를 보여드리기 위해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71만 4875명.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에 동의한 인원입니다. 국민청원 제도가 도입된 이래로 가장 많은 국민이 청원에 참여했습니다.이 청원에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8월 1일 청와대 SNS의 프로그램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답변했습니다. 박 장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561명의 예멘인이 제주도에 입국했습니다. 이 중 549명이 난민 신청을 한 상태입니다.예멘 출신 난민 신청자들이 ‘제주도’에 몰린 이유는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 지역이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한 가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그의 급여 40만 달러를 군인 장병을 위한 국립묘지를 짓는 데 기부했다!” 해골이 성조기를 물고 있는 그림과 그 위에 써진 글은 한눈에 보아도 허술하다. 그러나 이 ‘밈(meme, 인터넷으로 퍼지는 그림이나 사진)’은 7월 말 페이스북에서 15만 번 가까이 공유됐다.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팩트체킹 사이트 ‘스놉스(http://www.snopes.com)’가 내놓은 답이다. 스놉스는 트
“더이상 페이스북은 저희의 제1플랫폼이 아닙니다.” 스브스뉴스의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스브스뉴스팀 하현종 팀장이 내놓은 답변이다.스브스뉴스의 주요 5대 플랫폼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SBS 뉴스 홈페이지다. 기존 핵심 플랫폼은 페이스북이었지만, 이제 유튜브가 1순위가 됐다. 카드뉴스로 대표되는 이미지 중심에서 영상을 주력으로 하는 콘텐츠 회사가 되겠다는 의미다.그 배경은 수용자 이용시간과 맞물려 있다. 앱 조사기관 와이즈앱이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한 달간 유
미북 정상회담, 월드컵, 디지털 성폭력, 소설가 귀여니, 고양이…. 공통점을 찾기 힘든 이 주제들은 SBS의 버티컬 브랜드 ‘스브스뉴스’가 다룬 콘텐츠다. 주제의 무게도, 다루는 방식도 천양지차다. 그러나 확실한 건 스브스뉴스의 콘텐츠가 진화한다는 점이다.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 19층의 스브스뉴스 사무실에서 스브스뉴스 하현종 팀장과 ‘재재’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이은재 에디터를 만났다. 6월 8일 오후 2시였다.2015년 2월 ‘SBS가 자신있게 내놓은 자식들’이라는 타이틀로 처음 시작한 스브스뉴스는 흥미 위
2011년 8월 4일, 영국 토트넘에서 흑인 남성 마크 더건(Mark Duggan)이 사망했다. 경찰이 쏜 두 발의 총알 탓이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같은 기사에서 경찰은 그가 총을 꺼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1년 뒤 거짓으로 밝혀진다.) 하지만 네 아이의 아빠였던 마크의 사망에 사람들은 분노했다. 가디언은 그 바탕에 일상이 된 불심검문이 자리했다고 분석했다. 8월 6일부터 유족들과 지인들은 경찰의 과잉대응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분개한 시민들이 합류했다. 시위 규모는 하루가 다르게 커졌다.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버밍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