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북의 시대는 끝났다. 가고 싶은 여행지를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경비부터 사진 스팟, 맛집 추천 등 모든 정보가 한눈에 들어온다.현장감은 말할 것도 없다. 영상 한 편이면 세계 곳곳의 여행지를 방문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무료로 여행하는 셈이니 이보다 좋은 수단이 있을까.여행 유튜브는 모니터 밖에서도 계속된다. 유튜버 동반 패키지여행, 여행 강연, 여행정보 제공 플랫폼 등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구독자는 영상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워 똑같은 여행을 다녀오기도 한다. 이미 다녀온 사람에게는 여행지의 기억을 되살린다.여행 유튜버 TO
대학생 박병은 씨(20)는 밤새 충전한 휴대폰을 들고 서울지하철 4호선 상계역으로 향한다. 아침 9시 30분. 지하철에 자리를 잡고 이어폰을 꽂았다. 앉자마자 유튜브에서 ‘스브스뉴스’를 틀었다. 8분 남짓한 동영상을 보고 나니 벌써 미아역이다.박 씨는 매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마포구 상수동까지 왕복 3시간의 통학시간을 이렇게 보낸다. “이어폰을 가지러 지하철에서 내려 다시 집에 간 적도 있어요. 이어폰 안 챙겨가는 상상은 하기도 싫어요.”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8월 유튜브 이용시
중국에서 ‘한국 프리미엄’이 사라진지 오래다. 한국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가 10여년 사이에 180도 달라졌다는 뜻이다.조선비즈 오광진 기자는 특파원으로서 베이징을 두 번째로 갔을 때, 한국의 위상이 중국에서 변했음을 느꼈다. “2003년 첫 특파원이었을 때만 해도 한국 기자는, 아니 한국인은 인기 있는 존재였습니다.” 한국기업이 많이 진출한 칭다오에서는 외자기업 유치행사를 할 때면 베이징 특파원을 초청했다. 식사를 대접하며 사전설명회를 하는 등 공을 들였다. 설명회에 부시장까지 왔던 적이 있다. 두 번째 특파원 시기에는 그런 경우가
한국과 워싱턴의 시차는 13시간이다. 미국의 아침 7시는 한국에서 저녁뉴스가 나오는 8시다. 그렇다보니 워싱턴 생활은 밤낮이 바뀔 때가 많다.MBC 박성호 특파원은 리포트를 하는 날이면 현지시간으로 새벽 1시30분에 일어나 기사를 쓴다고 한다. 녹음을 하고 야외에서 스탠드업 촬영까지 마치면 벌써 오전이 된다.“점심에 취재원과 약속이 있으면 한두 시간만 자고 다시 나와야하기 때문에 생활 리듬이 대단히 불규칙적이다.” 하지만 그는 현장에서 취재하는 하루하루를 ‘가장 살아있고 의미 있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박
TV에서 봤던 가장 오래된 기억은 2017년 6월 7일,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관련 보도다. 1년 뒤인 2018년 9월 18일, 북방한계선(NLL) 보도를 마지막으로 저녁 9시 뉴스에 등장하지 않았다.어디로 갔을까? 사라진 그를 유튜브에서 찾았다.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의 KBS 김기화 기자. 궁금해서 인터뷰를 요청한 다음 날, 3월 27일 오후 2시 KBS 신관 카페에서 만났다.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은 KBS 기사의 댓글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이다. 김 기자의 기획으로 2018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가짜뉴스 기획의 두 번째 주제는 유공자 혜택이다. 거짓 정보 7건을 소개한다. 5·18 유공자를 위한 혜택이 과도함을 강조한다. 대부분의 게시글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과 ‘뉴스타운’ 속 지만원 씨의 글을 근거로 한다.‘귀족 대우’, ‘금수저’, ‘한국의 상위 10%’라는 수식어로 제목을 쓴 점이 눈에 띄었다. 취업 가산점과 관련해서는 ‘공부하면 뭐하냐’, ‘공부해도 소용없어’라는 표현이 나온다. 6·25 참전유공자와 비교하는 부분도 나온다.01. 5·18 유공자, 대대손손 누리는 평생복지(2018/11/28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유공자 자격이 오랫동안 논란이었다. 1980년에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 유공자로 등록됐고, 많은 여권 정치인이 포함됐다는 내용.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검색하니 유공자 자격에 의문을 제기한 글이 나왔다. 가짜뉴스 취재팀은 게시글이 사실인지 알아보기로 했다.게시글마다 유공자 표현이 달랐다. 국가유공자, 유공자, 5·18 유공자…. 명칭이 중요한 이유는 선정기준과 혜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범여권 정치인이 5·18 민주유공자 명단에 대거 포함됐다는 주장
베트남 정부의 공식허가를 받고 활동하는 언론사는 KBS 연합뉴스 한국일보다. 국내 중앙일간지로는 처음으로 한국일보가 2017년 3월 6일 호찌민 지국을 설립했다.정민승 특파원(41)은 한국일보에서 2005년부터 근무했다.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에는 ‘정민승의 편파적 육아일기’를 48회 연재했다. 한국일보의 동남아 특파원 파견계획이 2016년 확정되면서 그는 2017년 2월 1일 베트남 근무를 시작했다.베트남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베트남 속 북한의 흔적을 발견하게 했다. 북한이 지원한 학교, 북한 여성과 베트
한국은 2019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9%에 속한다. 국경없는기자회(RSF)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이런 정도만 언론자유가 있는 곳에서 산다. 지난해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언론자유지수(41위)를 기록했다.대한민국에 언론자유가 보장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긴급조치라는 이름으로 보도를 통제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는 권력의 입맛에 맞는 뉴스만 보도됐다.하지만 누군가는 진실을 말하려 한다. 당시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지만 세월이 지나면 조금씩 드러나고, 역사의 한 페이지로 자리 잡는다. 보도지침 폭로사건이
“A씨는 지난 4월 10일 인구조사를 빙자하여 방문한 중앙교육사 방문판매원의 선전에 못 이겨 ‘곰돌이 천재교육’ 등 3종의 도서를 49만4천원에 24개월간 할부구매키로 하고 ……. B씨는 지난 1월 27일 ㈜동아프라임 대전지국 영업사원에게서….” (연합뉴스, 1990년 12월 7일)“재정 상태가 나쁜데도 협회는 전임회장 A씨(2018년 초까지 재직)에게 퇴임 직후 4억여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 A회장은 1100만원, B본부장은 610만원, C팀장은 540만원을 받
YTN이 모바일 제보시스템을 통한 참여저널리즘으로 관훈언론상(저널리즘 혁신 부문)을 받았다. 2016년 말이었다. 뉴스 생산과정에서의 독자참여는 낯설지 않다. 모바일 제보 역시 마찬가지. 수상비결은 무엇일까? 3년이 지나며 시스템이 어떻게 바뀌었을까?관훈언론상 공적서에서 YTN은 “제보는 뉴스이고 뉴스는 곧 YTN이라는 기본적인 도식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뉴스의 강점을 살리는 방식, 사용자에게 뉴스하면 YTN을 떠올리게 하려는 전략이다.어플리케이션 사용자가 영상을 찍어서 보내면 ‘모바일 제보 CMS(Content Man
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FJS)의 13기 6명과 주니어반 2명이 가짜뉴스 취재팀을 만들었다. 첫 분석대상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다.지난 2월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논란을 부른 내용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이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광주 폭동, 전두환은 영웅”이라 했고,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를 ‘괴물 집단’이라고 했다.핵심은 2가지다. 북한군이 5·18 민주화운동에 개입했다, 5·18 유공자가 부당한 혜택을 받는다. 비난여론이 쏟아졌고 KBS SBS JTBC 등 여러 매체가 팩트체크 코너
동아일보 손효주 기사를 취재하다가 작전이나 무기, 언론과 국방부의 관계에 대한 지식이 필요했다. 군사전문기자를 만나 조언을 구했다.조선일보 유용원 군사전문기자(56)는 다른 분야에 비해 국방 전문기자가 많다, 5년 이상 취재한 기자가 1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상 더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통일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군사적 갈등이나 충돌이 생길 수 있고 통일 이후에도 중국, 러시아라는 강대국하고 국경을 직접 맞대게 되잖아요.” 그는 국방부를 26년째 출입한다. 정경두 장관은 유
그는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라는 말을 자주 한다. 질문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는 척, 잘난 척은 경계한다.사소한 단어 하나도 편집증 수준으로 정확히 따지고 확인한다. “물론 항상 완벽할 순 없겠지만 사실에 있어서 관대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동아일보 손효주 기자는 사실(fact)의 엄격함을 강조했다. 그는 2014년 7월 동아일보에서 채널A로 파견 갔을 때 국방부를 1년간 출입했다. 편집부로 옮겼다가 동아일보에 2016년 1월 복귀하면서 지금까지 국방문제를 취재한다. 국방부에서 보낸 시간이 4년 4개월.
첫 보도는 있었지만 다른 언론의 후속보도는 적었다. 포탈 네이버의 메인화면에 기사가 잠시, 작게 배치됐다가 사라졌다. 첫 보도 이후 5일이 지나서야 ‘장충기’와 ‘장충기 문자’가 실시간 검색어로 올라갔다. 언론이 아닌 여론이 만든 성과였다.시사IN의 김은지·주진우 기자는 장충기 삼성그룹 전 미래전략실 사장의 휴대전화 문자를 단독 공개했다. 2017년 8월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을 앞둔 시점.문자는 삼성그룹과 청와대, 국정원, 검찰과 법원, 언론의 유착을 드러내는 핵심증거였다. 두 기자는 ‘삼성 장충기 문자 전문을 공개
마약중독자는 범죄자이면서 질환자다. 언론은 누가 마약을 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고통 받는 중독자의 삶에는 주목하지 않는 편이다.한국일보 특별취재팀의 ‘대한민국 마약리포트-한국이 위험하다’는 중독자의 삶을 조명하고 정책전환이 필요하다는 화두를 던졌다. 왜 마약을 시작했고, 왜 끊지 못하며, 교도소 생활과 그 이후의 삶은 어떤 모습인지를 8부작 시리즈에 담았다. 특별취재팀은 5명이다. 강철원 팀장과 안아람 손현성 김현빈 박재현 기자. 검찰과 법원을 담당하는 법조팀이다. 그날그날 발생기사 처리에 정신없는
“목요일에 요크타운 패트리어츠가 원정 왔던 윌슨타이거스를 접전 끝에 이겼다. 결과는 20대 14. 1쿼터는 득점이 없었다. 2쿼터에 패트리어츠의 폴 댈즐이 윌리엄 포터(쿼터백)의 패스를 받아 2야드 터치다운 리셉션을 했고, 첫 점수를 땄다.”워싱턴포스트(WP) 기사다. 제목은 ‘요크타운의 윌슨(Wilson at Yorktown)’으로 2017년 9월 2일 실렸다. 두 팀의 8월 31일 경기를 다뤘다. 기사는 4쿼터까지 진행된 경기내용을 요약했는데 끝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새 정보가 들어오면 업데이트합니다. 기사는 워싱턴포스트의 인
TV조선 기자들은 스스로를 ‘펭귄팀’이라고 불렀다.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기사를 처음 보도하며 언론의 ‘퍼스트 펭귄’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퍼스트 펭귄은 먹잇감과 천적이 공존하는 바다에 용기를 내서 먼저 뛰어드는 펭귄을 말한다. 팀 이름대로 TV조선은 한국 언론 중 처음으로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을 보도했다. 외부에서는 펭귄팀의 첫 기사를 으로 본다. 그러나 펭귄팀에서는 을 첫 기사로 꼽는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박태환 선수의 올림
긍휼지심(矜恤之心). 중앙일보 신성식 기자는 복지전문기자로서의 신념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 개선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같은 팀에서 4년째 취재하는 이에스더 기자는 “사회적 약자와 다르다기보다는 그 분들이 겪은 고통이 나와 내 가족에게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불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중앙일보 복지팀은 모두 7명이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가 이끈다. 지난해 6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가정돌봄 환자 100만 시대)에 이어 지난해 10월 , 올해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