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저 고양이 아니에요?” 그의 뒤편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불쑥 튀어나와 빠르게 담을 넘었다. “아, 걔는 아니에요. 쥐색 걔. 그 동선은 그 쥐색 껍니다. 우리가 찾는 고양이랑 색깔도 다르고 덩치도 훨씬 큽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대화를 하는 순간에도 그의 ‘고양이 레이더’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고양이 탐정. 사람들은 김봉규(45) 씨를 그렇게 부른다.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주는 탐정이라는 뜻이다. 탐정생활은 올해로 17년째다. 1월 23일 오후 5시 30분, 상계동 현대아파트에서 고양이를 찾
“제 직업이요? 주중에는 헬스 트레이너, 주말에는 운동선수요.” “전 패션MD요. 저 역시 주말 한정 운동선수에요.”평범한 직장인들이다. 그러나 주말만 되면 직업이 바뀌는 사람들이 있다. ‘열정’, ‘도전’, ‘청춘’이라는 키워드로만 똘똘 뭉친 아마추어 스포츠팀, 노익스큐즈 팀이다. 이들에겐 직장인과 아마추어 운동선수를 넘나드는 이중생활이 매주 벌어진다. 단순한 취미로 보기엔 이들의 활동이 심상치 않다. 철인3종을 거쳐 조정까지 국내 및 국제 대회를 제패하려는, 마음만은 프로 못지않은 10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노익스큐즈를 소개합니
두꺼운 외투를 입어도 칼바람이 파고드는 날씨에 열심히 몸을 풀던 ‘WT프렌즈 야구단’ 선수들은 경기 전 직접 베이스와 마운드를 옮겨 왔다. 정식 야구 경기장이 아닌 초등학교 운동장이라 잔디는 물론 야구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운동장은 전날 내린 비로 바닥 곳곳이 패이고 미끄러워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한 상황. 이로 인해 공이 불규칙한 바운드로 튀어 오르고, 주루 플레이를 하던 주자가 미끄러지는 등 경기 중 위험한 상황들이 연출됐고 그 때마다 선수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언제나 긴장상태이다. 하지만 앙굴렘 페스티벌은 이들의 불화가 여기까지 오리라고는 아마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 전시회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Liberation, QUENTIN GIRARD 2014. 2. 1)프랑스의 유명 일간지 이 보도한 프랑스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 대한 감상평이다. 앙굴렘 만화 페스티벌은 매년 1월 말 프랑스 남서부 앙굴렘시에서 열리는 만화축제이다. 세계 각국의 만화와 관련 영상물에 대한 시상식, 전시회, 강연회를 개최한다. 올해는 제 1차 세계
'찰칵.' 서울 청계천 광교 갤러리에 카메라 셔터소리가 울려 퍼진다. 열댓 명의 외국인들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여러 억양과 발음이 뒤섞인 영어 사이로 어설픈 한국말이 들린다. 어두운 청계천 다리 아래. 사람들을 둘러싼 벽. 조명을 받아 환하게 빛나는 사진들이 걸려 있다. 사진 안에는 한국의 모습, 외국인 가족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람들이 청계천을 걷다가 발길을 멈춘다. 카메라를 든 외국인들이 이 모습을 놓치지 않고 찍는다.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작가로 참여한 사진작품 전시회가 5월 28일부터
신촌에 즐비한 먹자골목들, 그 골목길 안으로 한참을 더 들어간다. 눈길 한 번 돌릴 때마다 보이는 각양각색의 간판들 사이에 초록빛을 품은 ‘아름다운 시절(이하 아시)’의 간판이 눈에 띤다. 아시로 가는 길은 건물의 깊숙한 지하로 향한다. 술집인 것 같은데 여느 술집과 다르게 사방에 검은 천막이 쳐져 있다. 하나 둘 사람들이 들어오고 10여 분이 지나자, 모든 불이 꺼지며 난데없이 연극이 시작된다. 장진 감독의 ‘택시드리벌’이다.맥주 한 잔에 연극 곁들이기‘택시드리벌’은 택시기사의 애환을 다소 코믹하게 다룬 내용으로, 1997년 초연
경복궁역 3번 출구를 빠져나와 1020번 버스를 타면 세검정초등학교까지 25분.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가파른 계단이 보인다. 숨이 턱 막힌다. 계단을 다 오르니 비탈진 언덕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31도의 찌는 더위 속에서도 임슬아(22)씨는 익숙하다는 듯 길을 안내한다. 언덕길 양옆으로 주택들이 모여 있다. 다 비슷하게 생겼다. 그녀가 그 중 한 집으로 향한다. “다 왔어요. 제가 사는 쉐어하우스에요.” 들어서고 보니 이 집은 조금 다르다. 벽에 그려진, 뜬금없는 키스해링의 작품이 가장 먼저 손님
밤을 새워 과제를 해야 하는데 24시간 영업하고 콘센트가 많은 카페가 어딘지 모르겠다면? 이성친구와 홍대에서 데이트를 하려고 하는데 저렴하면서도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찾고 싶다면? 이용자가 ‘저렴한’, ‘콘센트가 많은’, ‘혼자 가기 좋은’ 등 원하는 조건들을 선택하고 그 조건들을 충족하는 장소를 검색해주는 ‘모두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면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맞춤형 지도 큐레이션 서비스’ 모두의 지도를 창업한 이문주 대표(27)는 매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내 벤처센터로 ‘출근’한다. 지난 23일, 이문주
그의 삶은 저어새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1년으로 치자면 6개월을 저어새 보호를 위해 쓴다. 일상의 절반을 투자하는 셈이다. “’바보같다’고들 많이 하죠. 아니, 도대체 그만큼 배우고 노력했으면 좋은 데 취직해서 존경도 받고 돈도 벌고 그러지. 뭐하는 짓이냐고.” 그를 보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다. “ ‘고집스럽다’, 가끔 ‘존경스럽다’고도 해요. 가끔. 하하하.”이기섭 박사는 비영리단체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다. 그는 저어새 개체수를 모니터링하고 번식지를 연구한다. 저어새는 봄철에 우리나라에서만 번식을 하는데, 이전에는 얼마나 번식하
수많은 직업...나만의 행복한 밥벌이를 가지기한국직업정보시스템이 발간한 2012년 한국직업사전에서 정리한 직업의 개수는 11,655개이다. 이 중 사람들이 꿈꾸는 인기 직업은 그 수가 한정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의사, 고위직 공무원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인기직종으로 불리는 직업을 꿈꾸며 스펙을 쌓으며 살아간다. 사람들이 인기 직업을 좇는 이유는 돈, 명예, 권력 때문일 것이다. 행복은 앞선 이유에 따른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자신만의 차별성 있는 직업을 밥벌이로 삼을 생각을 하지 못한다. 아니, 생각이 있더라도 남들과는 다른
최근 한 신문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아프리카까지 번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미 대(對)테러전 이후 정치적 혼란으로 난민들이 증가하고 빈곤이 극심해지면서 급진주의를 옹호하는 쪽으로 민심이 몰린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극단화가 합리적인 사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구성원들의 ‘분노’를 유발하며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책에 의하면, 실제로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경우, 무슬림 세력을 단일화 하기위해 이슬람교도들을 일방적인 희생자로, 그들을 배척하는 모든 세력을 억압자로 정의했다. 중간 세력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무
*해당기사는 지난 해 작성된 기사로 1월 현재와 다를 수 있음고즈넉한 분위기를 품고 있는 한옥 마을과 고궁 사이에 자리 잡은 특별한 동네가 있다. 바로 삼청동이다. 서울의 한가운데에 앉아 시대의 변화를 묵묵히 지켜보며 소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 삼청동의 색깔은 특별하다. 가장 전통적인 곳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내뿜는다. 한옥을 개조해 만든 카페, 모던한 외형을 자랑하는 건물, 아기자기한 상점, 레스토랑 등에 못지않게 이곳의 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곳은 갤러리다. 신진 작가부터 중진 작가까지, 국내 작가부터
소설, 로버트 랭던1998년 스페인 세비야. 의문의 남자가 사망했다. 그 중심에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있었다. 2000년 로마, 바티칸,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CERN)의 반물질과 일루미나티가 만났다. 로버트 랭던이 세상에 등장했다. 2001년 북극. NASA가 우주 암석을 발견했다. 워싱턴에선 대선을 앞두고 있었다. 하버드 대학의 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 ‘똑똑하다’는 이유로 대륙을 넘나들며 온갖 사건을 겪는다. 모든 반전의 중심에 그가 있다. 그런 랭던을 인도하는 사람은 미국의 작가 댄 브라운이다.현실, 댄 브라운댄
“우리는 게릴라 걸스의 작업들을 미술사 강의시간에 배운다. 박사학위 논문에서도 그들을 찾을 수 있다. 게릴라 걸스는 지금도 행동하고 있다” – 뉴욕타임즈(NYT)“게릴라 걸스는 한마디로 ‘장난꾸러기 페미니스트’다(the feminist pranksters)”- 뉴스위크(Newsweek)“게릴라 걸스는 ‘문화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의 무기는 위트(wit)다” — CNN 응답하라 게릴라 걸스(Guerrilla Girls) 2013년 11월 6일, 우리의 소통이 시작됐다. ‘당신들, 정체가 뭐야?’ 게릴라 걸스에
“앨리스 먼로는 섬세한 스토리텔링으로 찬사를 받는 작가로, 명징성과 심리적 사실주의가 그 특징이다. 일부 비평가들은 먼로를 캐나다의 체호프라고 부른다. 먼로의 단편들은 흔히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데, 그 사회에서 용인되는 존재로 살고자 하는 몸부림은 종종 긴장된 관계와 도덕적 갈등-세대 차이와 충돌하는 야심들에서 비롯한 문제들-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먼로의 글은 일상적이나 결정적인 사건들, 그런 에피파니(epiphany)를 다루면서, 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조명하고 실존적인 문제를 섬광 같은 번뜩임 속에 드러낸다.(-노벨문학상 선
요즘 대학가의 새로운 이슈는 기숙형 학교, 즉 RC(Residential College)다. 연세대는 올해 초 송도 국제 캠퍼스에서 RC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화여대도 올해 2학기부터 RC 프로그램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뒤를 이어 서강대 남양주캠퍼스, 숙명여대, 덕성여대, 동국대 경주캠퍼스, 한동대, 순천향대도 RC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RC가 어떤 프로그램 이길래 여러 학교에서 기숙사를 새로 지으면서까지 실행하는 것일까? 또 학생들에게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한 학기동아 시범 운영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