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은 변호사(37)는 지난해 7월 출산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려면 베이비시터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아이를 돌볼 사람이니 신중하게 골랐다. 하루에 6번씩 면접을 본 적도 있다. 그렇게 뽑은 베이비시터가 유흥업소를 운영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송 변호사가 상임대표를 맡은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 변호사 모임(새변)’이 1호 안건을 ‘베이비시터 신원 보증 의무화’로 정한 배경이다.정부의 돌봄 서비스는 종사자 신원을 보장하지만 혜택을 받기는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사업’은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 자격을 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77)의 1심 5차 공판은 피고인 측의 증인이 출석하지 않아 파행됐다. 그리고 6차 공판이 4월 3일 열렸다. 홍콩 국적 메이플 씨(본명 Yip Maple Ying Tung Huen·29)가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했다.취재팀은 오후 1시쯤 대전지법에 도착했다. 재판 시작까지 1시간이 남았지만 8명이 기다렸다. 30분이 지나자 법정 문 앞에 50여 명이 줄을 섰다.JMS 신도로 보이는 여성이 취재팀에게 기자냐고 물었다. 학생이라고 대답하자 재판을 보러 온 이유를 물었다. 그가 재판을 보러 온 이유를
서울시가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 서울형 대관람차 서울링을 설치한다고 3월 8일 밝혔다. 서울링은 180m 높이의 살이 없는 고리형 디자인 관람차.서울시에 따르면 고리형 디자인 관람차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2025년 착공해 2027년 완공 예정이다. 한강변 관광지 개발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부이다. 강 주변에 짓는 대관람차라는 점에서 영국 런던의 관광명소인 런던아이와 비슷하다.오세훈 서울시장은 3월 14일 런던을 방문해 런던아이와 왕립공원 하이드파크를 둘러봤다. 런던아이에 탑승하고 여기의 성공사례가 한강에 적용될 수
주말이면 서울 종로구 광화문과 용산구에서 시위가 열린다. 합법적으로 시위하려면 경찰서에 집회 신고서를 미리 내고 단체명, 행사내용, 참가 인원을 적어야 한다. 신고는 시위 시작 720시간(30일) 전부터 적어도 48시간 전에 끝내야 한다.신고된 시위 목록은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볼 수 있다. 금요일 오후에는 주말을 포함해 다음주 월요일 집회 일정까지 공개된다.일정표에 따르면 금요일과 토요일의 집회 빈도가 가장 높다. 특히 토요일에는 서울 곳곳에서 시위가 열리는데, 1만 명 이상의 대규모 집회 신고가 자주 접수된다. 집회 참
“(경기) 고양시 인구가 100만이 넘었다는 둥 그거만 좋아하면 뭐 하나요? 애를 받아줄 수 있는 응급실이 없는데.” 엄수연 씨(45)는 24시간 소아 응급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고양시에 없어서 불만이다. 그는 고양시에서 9살 딸을 키운다.기자는 3월 11일 밤 10시경, 고양시 덕양구의 명지병원 소아응급센터를 찾았다. 밤늦었지만 쉴 새 없이 들어오는 자동차 전조등과 구급차 경광등으로 입구 주변이 환했다.우주선 모양의 출입구로 들어가니 근심 어린 표정의 부모와 어린 환자로 꽉 찼다. 엄마 품에 안긴 아기부터 아빠 손을 잡은 초등생까지
“목욕차가 쉬면 6개월 동안 아예 안 씻는 분도 계셔요. 특히 여성분들은 시설에 있는 샤워장보다 혼자 씻는 목욕차가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서울 영등포구의 서울시립영등포보현희망지원센터에서 이동 목욕차를 관리하는 이충완 씨(50)의 말이다. 센터는 ‘찾아가는 이동 목욕 서비스’를 서울시에서 위탁받아 3년째 제공한다. 지난 겨울 동파 위험으로 중단했다가 올해 2월 15일 재개했다.기자는 3월 10일 오후 1시 센터를 찾았다. 목욕차가 가동 준비를 하는지 덜덜거리는 소리를 냈다. 점심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손님 4명이 보였다
대전지법 본관 2층 복도가 북적였다. 3월 21일,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77)의 1심 5차 공판이 열린 날. 정 총재는 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됐다.취재팀은 오후 1시 40분 도착해서 줄을 섰다. “사진 찍으시면 안 돼요.” 여기저기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자, 법원 직원이 촬영을 막았다. 지나가던 시민이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어느 남성이 “정명석 보러 왔다”라고 말했다.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취재팀 뒤로 10여 명이 줄을 섰다. “다 못 들어갈 수도 있겠는데.” 줄이 길어지면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후 1시 5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하면서 간호사가 방호복을 벗기 시작했다. 기자가 만난 간호사는 격리 병동에서의 근무 경험을 힘들었지만 보람찼던 기억으로 회상했다. 하지만 인력이 부족하지 않고, 처우가 더 개선됐다면 환자에게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했다.“환자들이 치료받는 동안 저를 보고 잠시라도 웃으면 그걸로 만족했어요. 제가 근무했던 병동에는 TV도 없었거든요. 간호사가 환자들의 유일한 소통창구였어요.”백의영 간호사(37)는 코로나19 병동에서 근무할 당시의 사진을 보여주면 미소 지었다. 그는 2022년 7월부터 약 10개
2월 28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명동입구 정류장은 버스를 기다리는 200여 명의 시민으로 붐볐다. 버스마다 30명 정도가 기다렸다.버스 문이 열리면 자리가 금방 찬다. 기사는 손을 좌우로 흔들며 만석 안내판을 앞 유리창에 놓는다. 다음 버스는 언제 탈 수 있을까. 남은 승객은 안내판을 봤다.경기 광역버스에서 입석을 금지한 지 2월 26일로 100일을 맞았다. 이태원 참사 이후 압사 사고를 방지하려고 작년 11월 18일부터 시행했다.초기에는 출퇴근길에 버스 3~4대를 눈앞에 두고도 타지 못한 승객이 많았다. 100일이 지나
2월 28일 오후 6시 15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플랫폼. 안전문마다 약 10명의 승객이 열차를 기다렸다. 키가 156cm인 기자가 크게 13걸음을 걸을 때마다 1대씩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이대역 방향으로 가는 내선 순환 열차가 들어온다는 방송이 나왔다.기자는 스피커 2대 사이에 서서 안내방송을 녹음하고 AI 음성인식 프로그램에 넣어봤다. ‘지금 이 방으로 가는 내성 수만 남자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열차가 들어온다는 내용은 인식했지만, 역 이름과 방향은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지역축제 인파 사고 등 신종재난
“정치검찰 박살내자! 이재명을 지켜내라!”, “이재명 구속! 이재명 구속!”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일대에 상반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2월 10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는 동문을 기준으로 오른쪽 도로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가, 왼쪽 도로와 서문에는 보수 성향의 검찰 수사 지지자가 집회를 열었다.이 대표는 위례·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두 번째 소환됐다. 앞서 1월 28일,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할 때도 양쪽 진영은 서초동에 모여 대립했다.2월 10일 오전 9시경,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8
“아빠, 초록불인데 오토바이는 왜 지나가?” 서울 강서구 공진초 옆의 마곡하늬공원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에 초록빛이 들어왔다. 아빠와 아이가 헬멧을 쓴 채 나란히 자전거를 끌고 첫발을 뗄 때였다. 배달 오토바이 1대가 휙 지나갔다.이곳은 어린이보호구역일까,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부자가 섰던 횡단보도 옆의 과속방지턱을 지나야 어린이보호구역이 시작한다.그런데 어린이보호구역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지점의 표지판 위치가 제각각이다. 강수철 도로교통공단 본부장은 2월 3일 ‘안전한 스쿨존 조성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시점과 해
2월 24일 금요일 저녁 7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은 분주하게 걸음을 옮기는 시민이 많았다. 50대로 보이는 여성 앞으로 서대문03 버스가 지나갔다. 그는 잠시 멈췄다가 가던 길을 갔다.이어 걸어가는 두 여성의 왼편으로 171번 버스가 다가갔다. 두 여성은 빠른 걸음으로 길을 지났다. 세 사람이 건넌 길은 차도였다.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해제된 지, 약 한 달이 지난 연세로의 모습이다.연세로는 연세대와 지하철 신촌역 2호선을 잇는 약 500m 거리의 도로다. 2014년부터 서울시 대중교통전용지구 및 차없는거리로 지정돼 주중에는 대중교
“아이구, 보약 먹은 것보다 더 좋으네!” 노란 패딩을 입은 할아버지는 밥그릇을 내려놓으며 큰 소리를 냈다. 동트기 전 가장 어두운 시간. 서울시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밥퍼)에서 새어 나온 불빛이 새벽 거리를 비췄다.밥퍼는 노인에게 무료로 아침과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민간 운영 사회복지법인이다. 1988년부터 노숙인에게 음식을 제공해왔다. 35년간 봉사자와 후원자 도움으로 운영됐다. 스토리오브서울 취재진은 2월 17일 오전 6시, 밥퍼를 찾았다.밥퍼에선 아침 식사를 준비 중이었다. 주방장 김동열 씨(62)를 포함해 3명의 봉사자
“우리 경아(정경이)가 세상에 있었더라면 불혹의 나이가 되었겠구나.” 고(故) 장정경 씨의 어머니 임연지 씨(63)는 작년 2·18합창단에 들어갔다. 유명한 성악가가 되겠다고 딸이 생전에 약속했는데, 딸이 서야 할 무대를 엄마가 섰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았다. 참사 당시 장 씨는 스무 살로, 계명대 성악과 1학년이었다. 합창 무대에 오른 임 씨는 왼손으로 마이크를 꼭 잡고 노래했다.2•18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식이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2월 18일 열렸다. 이 참사는 자기 처지를 비관한 50대 남성이 20
회사원 김다인 씨(30)는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출소를 앞둔 2020년 10월쯤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담안선교회’로 올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담안선교회는 범죄자의 사회복귀를 돕는 민간 갱생 보호시설이다. 김 씨는 당시 여성가족부의 ‘성범죄자 알림e’를 처음 보고 놀랐다. 성범죄자 주소가 집과 가까워서 골목을 지날 때마다 불안했다.상습 성폭행범 등 흉악범이 출소하면 거주지로 알려진 지역의 주민이 반발한다. 2022년 10월엔 김동근 경기 의정부시장과 정명근 화성시장이 경기 과천시의 법무부 청사를 항의 방문했다. 미성년자 11
서울 종로구의 광화문광장은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 활동을 돕겠다는 목적으로 1년 9개월의 공사를 거쳐 8월에 새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토요일의 광장은 집회 소음으로 인해 지나가는 시민을 짜증 나게 했다.기자는 광장을 11월 12일에 찾았다. 자유통일당이 ‘자유통일주사파 척결 국민대회’(이하 집회)를 주최한 날이었다. 경찰에 신고된 참가인원은 1만여 명. 소음이 크다고 짐작했지만 현장에서 직접 들었더니 심각했다.집회는 동화면세점 앞의 무대부터 KB국민은행 태평로점까지 200m에 이르는 세종대로 차로 3개를 차지하고 열렸다.
10월 28일 저녁 8시 30분, 하남 5호선의 미사역은 퇴근하는 승객으로 북적였다. 늦은 시간에 지옥철을 타고 나서인지 승객들은 피곤한 모습이었다.강혜원 씨(24・여)도 이 중 한 명.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에서 내리면 힘이 쭉 빠진 느낌이라고 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주로 갈아타는데 지하철을 한 번 놓치면 10분을 넘게 기다려야 한다. 오늘도 지하철을 타기 위해 뛰다가 부딪힐 뻔했다.”서울지하철 5호선의 하남검단선 연장구간은 2020년 8월 개통했다. 배차 간격은 평균 12분. 심하면 20분을 기다려야 한다. 승객이 몰리
“올해 걸포북변역으로 이사하려는데, 골드라인 타고 출·퇴근 괜찮을까요?”“걸포북변역이라면 탈 수는 있을 거예요.”“죽어나요, 출근 시간엔 다 똑같아요.”경기 김포 지역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오는 문답이다. 김포골드라인이 출·퇴근 지옥철의 대명사가 되면서다. 어느 정도일까.11월 25일 오전 7시 40분쯤 중간 정차역인 걸포북변역을 찾았다. 객실은 출근 승객으로 붐볐다. 열차가 5분 뒤에 도착했지만 이미 만원이라 아주 적은 인원만 탑승했다.다음 열차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비집고 타야만 했기에 “미안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20대 남성 박 모 씨는 눈·코 성형 상담을 받으러 성형외과에 갔다. 폐쇄회로(CC)TV를 볼 수 있는지 물었지만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병원 원장이 대리 수술하지 않고 수술 실력이 좋다는 이유였다. 납득하기 어려웠다.그는 성형수술을 했거나 고민 중인 지인에게 다른 병원에선 가능한지 물었다. “어느 병원은 20만 원 받는다고 해요. CCTV를 볼 수 있냐고 하면 화를 내는 실장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는 대리 수술이 많아서 CCTV 열람을 피하게끔 하려고 부담스러운 가격을 제시한다고 본다.서울 서초구의 어느 성형외과에서 지방흡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