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7만여 명이 10월 15일 서울 잠수교 일원에서 ‘2023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즐겼다. 이들은 2026년 전면 보행화 예정인 잠수교와 반포한강공원 일대를 거닐며 놀거리와 먹거리를 즐겼다.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일회용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장에는 푸드트럭 10대가 있었는데, 여기서 파는 모든 식음료는 일회용기가 아니라 다회용기에 담았다.다회용기는 겉으로 보기엔 일회용기와 비슷하지만,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경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시민들은 일회용기와 다름없이 편리하다며 다회용기에 긍정적인 반
일본 도쿄전력이 10월 5일 후쿠시마 오염수를 2차로 방류하자 현지에선 한국을 비롯한 이웃 국가에게 자국 발표를 믿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변국 우려와 달리 일본에선 정부를 신뢰하는 분위기다.여행으로 서울 중구 명동을 들른 주부 나카자키 씨(48)는 오염수 방류가 해양 생태계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물질을 철저히 걸러내 바다에 흘려보낼 것이다. 안전하다는 일본의 발표를 굳게 믿는다”라고 말했다.전화로 이야기를 나눈 아이치현의 회사원 마츠다 씨(36) 역시 일본이 과학적
일본 도쿄전력은 8월 24일~9월11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7800t을 1차 방류했다. 10월 5일 시작한 2차 방류는 22일까지 계속된다. 국내 수산시장 분위기는 어떨까.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는 9월 23일 ‘노량진 수산시장 수산대축제’를 개최했다. 오염수에 대한 불안함이 커지던 때였다.시민들은 축제를 즐겼다. 현장에서는 ‘나도 수산물 경매사’, ‘맨손 활어잡기’, ‘수산시장 스탬프투어’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있었다. 특히 맨손 활어잡기는 예약이 일찍 끝날 정도로 인기였다.아들과 함께 맨손활어잡기에 참여한 이인섭 씨(50)
“지금 한국어 능력 기준을 가지고는 한국에서 유학 생활하기 어려워요. 한국어 기준만 믿고 들어왔다가 사실상 방치되는 거죠.” 유학생 관리 회사 영업팀의 히가와 유우카 씨(26)는 교육부가 발표한 유학생 한국어 기준 완화 정책을 우려했다.교육부는 지역 소멸 위기 해소와 해외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Study Korea 300K Project)’을 8월 16일 발표했다.외국인 유학생을 2027년까지 2배 가까이 늘리기 위해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를 손보기로 했다. 유학생에게 요구되는 요건을 완화하는 게
지하철 1호선 서울역 근처 만리동이 가까워지니까 고소한 참기름과 버터 향 가득한 빵 냄새가 났다. 노인과 노숙자 등 100여 명이 보였다.기자가 10월 5일 오후 4시 찾아간 곳은 무료 급식소 ‘참좋은친구들’의 옛 건물 앞. 추석 연휴가 끝나고 무료 급식을 9일 만에 재개했다. 배식 시간(오후 5시)이 되자 노인과 노숙자가 따뜻한 도시락을 차례로 받아서 주변 바닥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혼자 밥 챙겨 먹기 힘든데 다리 성할 때 이런 데 와서라도 먹어야지.” (85세 노인)“가족은 나 여기 오는 거 몰라. 자식들한테 부담 주기 싫어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10월 11일)가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최종 투표율 48.7%로 전체 유권자 50만 603명 중 24만 3664명이 투표했다.당선자 윤곽은 개표를 시작하고 3시간 만인 오후 11시 반부터 드러났다. 최종 개표 결과 진 후보가 약 17% 차이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크게 이겼다. 진 후보는 오후 11시 40분경 승리 소감을 발표했고, 김 후보는 승복을 선언했다.선거 다음날인 10월 12일 오전, 진교훈 당선자 선거사무소에는 승리의 여운이 남았다. 새벽까지 축하 인파로 들썩였는데, ‘강서
“김세연(가명)”“응.”“박철수(가명)”“왜.”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순간은 수업 이후까지 계속됐다.“진해! 내가 이해한 게 정확한지 모르겠어서.”“어~ 아마 정확하지 않을 거야. 말해봐.”여기서 ‘진해’는 교수, ‘진해’를 부르는 자는 학생이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4시 30분, 경희대 청운관 620호 강의실에선 교수에게 존댓말을 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깨진다. 경희대 수업의 교수와 학생은 농담도 반말도 주고받는 관계다. 고작 2번의 수업을 청강했음에도 수업 형식의 독특함이
'좋은 지면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백수라 시간이 아주 불규칙해요(웃음). 기자님이 원하시는 날짜를 두세 개 주시면 맞춰보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만남을 기대해 봅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흔쾌한 인터뷰 허락이었다. 출판사(북드라망)를 통해 섭외 시도를 했지만, 몇 주 째 묵묵부답. 수소문하여 알아낸 작가 이메일로 연락하니 곧장 답이 왔다. 첫 인터뷰이(interviewee)가 그녀라서 진심으로 기쁘다고 답했다. 2023년 10월 2일.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추석 연휴. 대중지성과 시민대학의 혁명을 이끈 고전 평론가 고
“이력서를 보면 성공한 것만 적혀 있잖아요. 사실 그걸 이루기까지의 과정이 중요한 건데요.”더 많은 것을 탐하고, 더 높은 곳을 선망하는 성공 지상주의 시대. 화려한 ‘성공’보다 모두가 외면하고픈 쓰디쓴 ‘실패’에 주목하는 사람이 있다.목표를 이루기까지 쓰러지고, 부서지고, 무너졌던 나와 당신의 실패담을 찾아 듣는 기자, 바로 한국일보 김지은 기자다.김지은 기자는 올해 2월부터 한국일보 인터뷰 시리즈 를 연재하고 있다. 실패를 경험하고 극복한 이들이 주인공이다. 는 지금까지 배우 김혜수, 피겨 국가대표 차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0월 6일, 주민이 원하는 화곡동 재건축·재개발 추진(민주당 진교훈 후보) 힘 있는 구청장이 화곡을 바꾼다(국민의힘 김태우 후보) 친윤도, 친명도 아닌 오직 민주편!(정의당권수정 후보). 거리마다 현수막이 걸렸다.국민의힘은 한 번 선택받았던 후보임을 강조했고 더불어민주당은 19년 강서 사람임을 내세웠다. 정의당과 진보당을 비롯한 제3정당은 양당 정치에 싫증이 난다면 무관심이 아닌 차선책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오후 4시 서울 강서구 등촌7단지 아파트 상가 앞. 민주당 진교훈 후보 지지자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쳤다. 서울 강서구에서는 실제 투표한 약 39만 표에서 이 후보가 8490표 많았다.강서구청장 보궐선거(10월 11일)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총선을 7개월 앞두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민심이 어디를 향하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추석 연휴 이틀 전인 9월 26일, 취재팀은 강서구 화곡본동시장에 갔다. 화곡동은 강서구의 대표적인 구도심 지역이다. 비가 오고 쌀쌀한 날씨에도 시장 거리에 활기가 돌았다.20대 후반의 이슬기 씨를 시장 입구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러 나라 정부도 IAEA 판단을 믿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반대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이유는 무엇일까?경희대 정재학 교수(원자력공학과)는 해양 방류보다 방사성 핵종 수증기 방출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정 교수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20년 근무했고,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기자는 정 교수를 8월 12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수증기 방출 방식이 이미 미국에서 원전 사고 후 오염수를 처리한
피고인이 형사재판에서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을 수 있다. 재판에 혼자 참석하는 이른바 ‘나홀로 소송’이다. 9월 11일 서울서부지방법원. 기자가 방청한 형사재판 13건 중 6건은 변호인 없이 피고인만 참석했다.오전 10시 열린 재판의 피고인은 50대 무직 남성이었다. 2022년 6월 15일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차 키를 20분 동안 돌려주지 않아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관 복부를 1회 때리기도 했다.그는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형사8단독 이우정 판사는 피고인에게 비슷한 사건 중에서 차 키를 뽑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
“정말 작은 동물이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특이할 수 있지만, 저와는 많은 교감을 나눴고 제가 준 것보다 더 큰 사랑을 주고 갔어요.”안효정(39)씨는 지난달 반려 고슴도치 뽀순이(5)와 이별했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펫포레스트’ 에서 장례를 결정하자 부고장이 나왔다. 가족들에게만 공유했는데 친동생이 보낸 부조금 5만원은 장례비용 30만원에서 차감됐다.추모식에선 종교에 맞춰 십자가와 천사를 놓고, 향을 피웠다. 밥그릇과 엄지손톱만 한 베개도 놓고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화장하는데 걸린 시간은 30분. 적은 유골 조금이라도 더 남
이태원 참사가 10월 29일로 1주기를 맞는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4대 종단(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은 서울 중구의 서울광장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이후 올 8월부터 격주로 화요일마다 추모 촛불 문화제와 기도회를 열었다.9월 12일 오후 7시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선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문화제가 열렸다.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 8월 3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고 처음이었다.문화제에는 약 50명이 참석했다. 한국진보연대와
“지금 당장 고비는 넘겼지만, 또다시 수혈팩을 구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돼요”빈혈을 앓고 있는 고양이 만두(7)는 9월 13일 간신히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 긴급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피를 구하지 못해서다. 혈액은행을 이용해보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혈액은행도 혈액이 부족해 확답을 주지 못했다. 피를 기다리는 동안 만두의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보호자는 만두의 피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보호자는 “애를 살려야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없었다”며 “웬만한 커뮤니티에 글을 다 올리고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지
“평소 이어폰을 끼고 걸을 때 전동킥보드가 쌩 달려와서 위협을 느낀 적이 많아요.”강남역에서 만난 서유찬(26) 씨는 전동킥보드와 부딪힐 뻔한 적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9월 24일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사고가 빈번한 지역 8곳은 강남역사거리, 신사역사거리, 선릉역, 강남구청역 남쪽, 언주역 동쪽 등이다. 사고 다발 지역의 절반 이상이 서울 강남권에 몰려 있는 셈이다. 기자가 강남역에서 선릉역까지 걸어가며 전동킥보드 운행 실태를 취재한 지난달 28일
후쿠시마 오염수 보도는 방류 영향을 받는 국가의 언론에게 민감한 이슈다. 잘 보도하면 국민의 올바른 판단과 여론 형성에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정반대 결과가 나타난다.해외 주요 매체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도했을까. 취재팀은 ‘좋은저널리즘연구회’의 도움을 받아 해외 언론의 관련 보도를 비교분석했다. 대상은 방류 영향을 받는 미국과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주요 4개국, 중국, 한국, 방류 당사국인 일본 등 8개국의 21개 매체다.미국 언론으로는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스앤젤레스타임스 U
정당은 유권자를 대변한다. 정부 결정을 지지 또는 비판하고, 정부가 놓치거나 잘못한 점이 있으면 시정을 요구한다.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최소 30년 이상 국민 건강은 물론 국가 경제, 국제관계에 영향을 미칠 중대사안이다. 오염수 영향을 받는 국가의 정당이라면 정부 결정을 살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취재팀은 각국 정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태평양 연안 10개국 의회에서 의석을 가진 정당 73개를 전수조사했다.국가별로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피지, 파푸아뉴기니 대만 필리핀 그리고 한국과 일본이다
방류 중인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이 국제안전기준을 밑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니터링 결과가 9월 10일 현재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방류 반대 목소리가 강한 편이고, 한국 정부의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김경옥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원에 따르면 후쿠시마 바로 앞이 (방사능 수치가 가장) 높고, 미국과 캐나다, 북쪽에 있는 쿡제도 등 일부 PIF 국가, 필리핀과 대만, 마지막으로 중국과 한국순으로 영향을 미친다.북태평양에 접한 국가가 받는 영향도가 비슷하지만, 해류 일부만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