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은 피고인 이동열(트러스트올 대표)과 유현권(스킨앤스킨 고문)의 SPC를 이용했다. 사업 확장이 목적이었다. 유 고문의 SPC는 여러 회사를 이용해 돈의 흔적을 감췄다. 재판부는 유 고문이 옵티머스 펀드자금 돌려막기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봤다. 사업을 확장하고 자금을 끌어오는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유 고문의 사업은 수익을 거의 내지 못했다.옵티머스는 신규 투자자에게 돈을 받아 기존 펀드 구매자에게 돌려주는 ‘돌려막기’를 했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초기 펀드 구매자는 원금과 수익금을 만
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은 2월 4일부터 8월 9일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공판을 방청했다. 법인 24개가 언급됐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에서 나온 자금이 12개 사업을 통해 돌고 돌았다. 최종 목적지는 다시 옵티머스.옵티머스는 돈의 출발점이자 도착지다. 이 회사의 이혁진 전 대표는 2009년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명을 2015년 7월 AV자산운용으로 바꿨다. 피고인 김재현이 2017년부터 대표를 맡으면서 옵티머스로 이름을 변경했다.옵티머스는 자금을 투자제안서대로 공공 매출채권
▣ 조광주(경기도의원)‘성남만남의 집’에서 상담을 하면서 처음 만났다. 변호사가 귀하던 시절이었다. 노동 인권과 관련해서 선뜻 나서주는 변호사가 없었다. 젊은 청년 변호사인 이재명 지사가 오니 굉장히 든든했던 기억이 있다.정의를 위해 사는 사람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해 항상 고민한다. 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향한 일념이 몸에 배어있다.벤치마킹을 잘한다. 자신이 처음 생각한 게 아니더라도 괜찮은 정책이라면 현 상황에 맞게 수정해 추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시민이나 국민을 위해 필요한 능력이다. 계곡 정비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여의도 정치를 모른다, 품격이 없다, 무모하다. 부정적 평가가 있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여권의 주요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인권변호사로 시작해 경기 성남시장을 지냈다.이상락 성남시 외국인주민복지센터장은 1980년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의 YMCA에 이 지시가 주말마다 나타났다고 회상했다. 사법연수원생이던 이 지사는 이상락 센터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YMCA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도왔다. 변호사 선임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활동이었다.이 지사의 대선 공약에서 핵심은 ‘억강부약(抑强扶弱)’이다.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는
▣ 고두심(배우·제주 도민)염치 있는 사람이다. 우리나라 정치인은 간혹 명예와 부를 함께 쥐려고 한다. 잘못을 해도 인정하지 않는다. 원 전 지사는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이다.솔직하고 담백하다. 닮고 싶은 자세다. 꼼수가 없다. 학교 다닐 때부터 수제라는 소문을 들었다. 김만덕기념사업회 상임대표를 맡으면서 원 전 지사와 가족을 거의 매일 만났다. 처음 만날 당시, 내가 더 유명했다. 그런데 동네 누님 대하듯 다가왔다. 그런 모습이 좋았다.가족도 순수하다. 원 전 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두 딸은 아버지에게 아직 준비가 안 됐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를 7월 25일 처음 봤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였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하우스 카페. 그는 기자석으로 몸을 돌려 주먹 인사를 했다. 그는 스스로 흠이 없는 후보라고 주장했다.행사를 마치고 그는 카페를 돌았다. 모두와 악수를 했다. 기회가 없어 질문을 못했다니까 그는 “서면으로 전해주세요. 그러면 잘 정리해서 답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원 전 지사를 8월 18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용산빌딩 10층에서 다시 만났다. 대기실에 공약이 보였다. ‘국가찬스! 다음 세대가 더 잘 사는 나라!’ 회의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8월 19일 대구 중구의 서문시장에 있었다. ‘미안합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었다. 1인 시위를 하는 이유는 “제가 정치를 하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정부의 무능을 막지 못했다는 뜻이다.그는 제주 서귀포시에서 태어났다. 구멍 난 검정 고무신을 신고 학교에 다녔다. 리어카에 타겠다고 응석을 부리다가 바퀴에 오른발이 깔렸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가난에 익숙해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절박한지 안다.강우준 씨는 제주제일고에서 원 전 지사를 처음 만났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집에
탈레반이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했다. 대통령은 외국으로 달아났다. 대전에 사는 미르와이스 씨(25)는 이 소식을 접하고 하루 종일 울었다. 이후에 하루 3시간도 잠을 자지 못했다. 기자와 만난 날에는 8월 23일 새벽에는 두 시간만 잤다고 했다.그는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카불의 가족이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이다. 가족이 걱정돼 아무 일도 못한다고 했다.미르와이스 씨는 3년 전 한국에 왔다. 사업을 하겠다는 꿈이 있었다. 지금은 바뀌었다. 가족과 외국에서 정착하기를 희망한다. 어느 나라든 상관없
▣ 박찬정(경북고 동창·청주대 교수)고등학생 때부터 자기관리가 뛰어났다. 승민이네 놀러 갔더니 승민이네 어머니가 “너 승민이 따라 놀면 안 돼”라고 하시더라. 승민이는 저녁때까지 실컷 놀다가 새벽 2시에 일어나서 학교 올 때까지 공부한다는 거였다. 할 거를 다 해놓고 공부 하나도 안 한 척하면서 친구들이랑 장난치고 노는 거였다.의리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고등학교 동기 720명 중에 유승민을 인간적으로 싫어하는 친구는 본 적이 없다. 2015년쯤 지방대 교수로서 교육부에 따질 일이 있었다. 승민이에게 얘기했다. 몇 년 뒤 “잘 지내냐
유승민 전 의원의 ‘희망22’ 캠프를 8월 7일 찾았다. 카페 같은 분위기였다. ‘희망은 찬란하게 쏟아지는 태양이 아니라 시린 겨울날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한줄기 햇살입니다’라는 문구가 벽에 보였다. 유 전 의원은 “캘리그라피를 하는 지지자 중 한 명이 써줬다”며 웃었다.캠프 이름이 ‘희망22’인 이유를 묻자 그는 “미래니까요”라고 말했다. 희망이라는 단어를 보면 미래가 연상된다고 했다. 옆에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을’이라는 문구와 함께 대선까지 남은 날을 표시하는 전자시계가 있었다.- 회의를 하던데 공약을 구상했나.“그렇다
“지금까지 본 정치인 중에 가장 뛰어난 사람.”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유승민 전 의원을 이렇게 평가했다. 지인들은 유 전 의원의 장점으로 능력과 따뜻함을 꼽았다.유 전 의원은 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장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손을 내밀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시기다.고등학교 동창인 소병수 변호사는 당시를 회상했다. “어느 날 의논할 게 있다며 친구 몇 명에게 저녁을 먹자고 그러더라고요. 여의도 연구소장을 하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미주리는 미국 중부에 있다. 한인은 대도시인 세인트루이스나 캔자스시티에 많지만 한국 언론인 사이에서는 컬럼비아가 친숙한 도시로 꼽힌다. 미국 대표 저널리즘스쿨로 꼽히는 미주리대 저널리즘스쿨이 있기 때문이다.미주리대는 저널리즘스쿨의 시조새 격으로 꼽힌다. 1908년 설립돼 세계 최초 저널리즘스쿨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에서는 그동안 내로라하는 언론인이 배출됐다.필자는 미주리대를 견학하고 교수와 면담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다. 우버를 타고 60㎞를 달려간 캔자스시티 버스 정류장에서 하필 그날 컬럼비아행 버스가 취소됐다.
저널리즘 실무자로서 캔자스대 윌리얼 앨런 화이트 저널리즘스쿨을 살펴보면서 학생의 진로가 궁금했다. 윤세영저널리즘스쿨(YJS)의 많은 학생이 주요 매체에 기자나 프로듀서로 취업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새로운 분야에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할 수도 있다.미국에서도 저널리즘스쿨 졸업생이 언론 외 분야에도 많이 진출한다. 윌리엄 앨런 화이트 저널리즘스쿨이 졸업생 진로에 대해서 밝혀놓은 수치만 보더라도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우선 졸업생이 진출한 주요 기업의 이름을 살펴보자. 뉴욕타임스, ESPN, CBS스포츠, 월스트리트저널 등 언론사가 눈에
일선 기자로서 늘 궁금했던 점이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저널리즘 교육이 발달했다고 하는 미국의 저널리즘스쿨은 어떻게 인재를 육성할까.어떤 기자는 직접 유학을 떠나 학위를 취득한다. 필자는 그럴 상황은 되지 못했고 기회가 닿아 일부 저널리즘스쿨을 취재반 곁눈질반 하면서 지켜보기로 했다. 첫 번째로 최근 다녀온 미국 캔자스대의 윌리엄 앨런 화이트 저널리즘스쿨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본다.캔자스대는 1865년 설립돼 156주년을 맞이한 미 중부 지역의 주립대다. 캔자스의 유력 학교로서 많은 인재가 졸업한 뒤 지역에서 활약한다.실제로 캔자스주
나는 미술을 전공했다. 3학년 이후로는 언론을 공부했다. 미술엔 사실이 없다고 생각해서다. 기사 내용은 사실이었다.모든 문장에 근거가 있었다. 증가나 감소 추세를 보여줄 때는 정확한 수치로 뒷받침했다. 인용의 출처도 분명했다. 가장 핵심적인 취재원의 말을 다뤘다. 사고 현장은 사진으로 증명했다. 기사가 사실에 근거해 세상을 이해하는 걸 도와줄 수 있다고 믿었다.그러나 믿음은 언제부터인가 흔들렸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됐다. 선거 보도가 대표적이다.언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내용이 결정된다. 뉴스에 보
▣ 고병국(정세균 전 총리 전 보좌관·현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생색을 내거나 쇼맨십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80% 일을 했어도 50% 정도 했다고 말한다. 총리가 되자마자 코로나가 터졌다. 마스크 5부제를 추진한 사람이 정세균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2부제를 하려고 했지만 정 총리는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며 5부제를 추진했다.기본적으로 대화가 통하는 사람, 말이 통하는 사람이다. 갈등을 풀어가는 게 정치의 역할이지 않나. 다양한 갈등에는 찬성과 반대가 충돌을 하는데 정세균 전 총리는 “둘 다 얘기해 봐. 너희는 이걸 양보하고 너희는
편안하게 웃는 얼굴과 나긋나긋한 말솜씨.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별명은 ‘미스터 스마일’이다. 그는 어떤 자리에서 누구와 대화를 하든 철칙이 있다. 상대에게 매너 지키기.대학 동기이자 오랜 친구인 송인회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은 “내 친구 정세균은 누구와 무슨 말을 하든 상대 인격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송 이사장은 까닭이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가 오래전부터 정치를 꿈꾸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간직했기 때문이다. 정 전 총리는 국민학교를 다닐 때부터 정치인의 꿈을 새겼다. 열 살 남짓의 나이에 장
말 많고 말썽 많던 2020 하계 올림픽이 남자 마라톤 대회를 끝으로 최근 막을 내렸다. 케냐 남녀 선수가 메달을 휩쓸었던 이번 마라톤 대회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코로나 19로 1년 연기된 이번 올림픽의 설왕설래를 엿볼 수 있다.도쿄의 8월 초 날씨는 고온다습으로 마라톤 경주에 적당치 않다. 도쿄의 오다이바 해변공원 마라톤 코스에 지열을 차단하는 도로 코팅 공사를 하다가 2019년에 여러 인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쿄 올림픽 위원회는 IOC 강권을 받아들여 500마일 북쪽의 삿포로시(札幌市) 오도리 공원(大通公園)에서 출발하
경기 고양의 모당초등학교에서 김성은 교사를 만났다. 5월 14일 저녁이었다. “기사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보다는 그냥 제 하소연이 많지 않을까 싶어요.”그는 혁신학교인 모당초로 2016년에 옮겼다. 일반 학교에서 5년 동안 근무했는데 전 학년, 전 교과에 걸쳐 교육과정을 혁신한다기에 흥미를 느겼다. 모당초는 2018년 혁신학교로 지정되기 전부터 교육과정을 재편하기 시작했다.혁신학교와 일반 학교의 차이는 교실 게시판의 주간학습 안내문에서 볼 수 있다. 사회와 미술, 과학과 국어 등 다양한 교과를 융합해서 수업을 한다. 학생이 발표하
“다 못 들어갈 수도 있어요.” 법원 직원이 말했다. 6월 1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2층 로비. 5번 출입구 앞에 줄이 길었다.취재팀 앞에는 23명이 있었다. 박사방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을 보기 위해 모였다. 오후 1시 35분이었다. 직원은 남은 방청석을 파악하고 한 명씩 들여보냈다. 취재팀도 입장할 수 있었다.서울고법 대법정 417호에 방청객이 70명 이상 보였다. 피고인 천동진의 변호인은 방청석에 앉았다. 박중광 변호사는 가방으로 자리를 맡고 재판 10분 전에 다시 들어왔다. 긴장된다고 했다.중요한 공판에는 수사 검사도 들어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