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10월 5일 후쿠시마 오염수를 2차로 방류하자 현지에선 한국을 비롯한 이웃 국가에게 자국 발표를 믿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변국 우려와 달리 일본에선 정부를 신뢰하는 분위기다.여행으로 서울 중구 명동을 들른 주부 나카자키 씨(48)는 오염수 방류가 해양 생태계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물질을 철저히 걸러내 바다에 흘려보낼 것이다. 안전하다는 일본의 발표를 굳게 믿는다”라고 말했다.전화로 이야기를 나눈 아이치현의 회사원 마츠다 씨(36) 역시 일본이 과학적
일본 도쿄전력은 8월 24일~9월11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7800t을 1차 방류했다. 10월 5일 시작한 2차 방류는 22일까지 계속된다. 국내 수산시장 분위기는 어떨까.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는 9월 23일 ‘노량진 수산시장 수산대축제’를 개최했다. 오염수에 대한 불안함이 커지던 때였다.시민들은 축제를 즐겼다. 현장에서는 ‘나도 수산물 경매사’, ‘맨손 활어잡기’, ‘수산시장 스탬프투어’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있었다. 특히 맨손 활어잡기는 예약이 일찍 끝날 정도로 인기였다.아들과 함께 맨손활어잡기에 참여한 이인섭 씨(50)
“지금 한국어 능력 기준을 가지고는 한국에서 유학 생활하기 어려워요. 한국어 기준만 믿고 들어왔다가 사실상 방치되는 거죠.” 유학생 관리 회사 영업팀의 히가와 유우카 씨(26)는 교육부가 발표한 유학생 한국어 기준 완화 정책을 우려했다.교육부는 지역 소멸 위기 해소와 해외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Study Korea 300K Project)’을 8월 16일 발표했다.외국인 유학생을 2027년까지 2배 가까이 늘리기 위해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를 손보기로 했다. 유학생에게 요구되는 요건을 완화하는 게
지하철 1호선 서울역 근처 만리동이 가까워지니까 고소한 참기름과 버터 향 가득한 빵 냄새가 났다. 노인과 노숙자 등 100여 명이 보였다.기자가 10월 5일 오후 4시 찾아간 곳은 무료 급식소 ‘참좋은친구들’의 옛 건물 앞. 추석 연휴가 끝나고 무료 급식을 9일 만에 재개했다. 배식 시간(오후 5시)이 되자 노인과 노숙자가 따뜻한 도시락을 차례로 받아서 주변 바닥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혼자 밥 챙겨 먹기 힘든데 다리 성할 때 이런 데 와서라도 먹어야지.” (85세 노인)“가족은 나 여기 오는 거 몰라. 자식들한테 부담 주기 싫어서
“김세연(가명)”“응.”“박철수(가명)”“왜.”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순간은 수업 이후까지 계속됐다.“진해! 내가 이해한 게 정확한지 모르겠어서.”“어~ 아마 정확하지 않을 거야. 말해봐.”여기서 ‘진해’는 교수, ‘진해’를 부르는 자는 학생이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4시 30분, 경희대 청운관 620호 강의실에선 교수에게 존댓말을 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깨진다. 경희대 수업의 교수와 학생은 농담도 반말도 주고받는 관계다. 고작 2번의 수업을 청강했음에도 수업 형식의 독특함이
피고인이 형사재판에서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을 수 있다. 재판에 혼자 참석하는 이른바 ‘나홀로 소송’이다. 9월 11일 서울서부지방법원. 기자가 방청한 형사재판 13건 중 6건은 변호인 없이 피고인만 참석했다.오전 10시 열린 재판의 피고인은 50대 무직 남성이었다. 2022년 6월 15일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차 키를 20분 동안 돌려주지 않아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관 복부를 1회 때리기도 했다.그는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형사8단독 이우정 판사는 피고인에게 비슷한 사건 중에서 차 키를 뽑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
“정말 작은 동물이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특이할 수 있지만, 저와는 많은 교감을 나눴고 제가 준 것보다 더 큰 사랑을 주고 갔어요.”안효정(39)씨는 지난달 반려 고슴도치 뽀순이(5)와 이별했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펫포레스트’ 에서 장례를 결정하자 부고장이 나왔다. 가족들에게만 공유했는데 친동생이 보낸 부조금 5만원은 장례비용 30만원에서 차감됐다.추모식에선 종교에 맞춰 십자가와 천사를 놓고, 향을 피웠다. 밥그릇과 엄지손톱만 한 베개도 놓고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화장하는데 걸린 시간은 30분. 적은 유골 조금이라도 더 남
이태원 참사가 10월 29일로 1주기를 맞는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4대 종단(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은 서울 중구의 서울광장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이후 올 8월부터 격주로 화요일마다 추모 촛불 문화제와 기도회를 열었다.9월 12일 오후 7시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선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문화제가 열렸다.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 8월 3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고 처음이었다.문화제에는 약 50명이 참석했다. 한국진보연대와
“지금 당장 고비는 넘겼지만, 또다시 수혈팩을 구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돼요”빈혈을 앓고 있는 고양이 만두(7)는 9월 13일 간신히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 긴급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피를 구하지 못해서다. 혈액은행을 이용해보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혈액은행도 혈액이 부족해 확답을 주지 못했다. 피를 기다리는 동안 만두의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보호자는 만두의 피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보호자는 “애를 살려야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없었다”며 “웬만한 커뮤니티에 글을 다 올리고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지
“평소 이어폰을 끼고 걸을 때 전동킥보드가 쌩 달려와서 위협을 느낀 적이 많아요.”강남역에서 만난 서유찬(26) 씨는 전동킥보드와 부딪힐 뻔한 적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9월 24일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사고가 빈번한 지역 8곳은 강남역사거리, 신사역사거리, 선릉역, 강남구청역 남쪽, 언주역 동쪽 등이다. 사고 다발 지역의 절반 이상이 서울 강남권에 몰려 있는 셈이다. 기자가 강남역에서 선릉역까지 걸어가며 전동킥보드 운행 실태를 취재한 지난달 28일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 김혜빈 씨(20)가 8월 28일 세상을 떠났다. 8월 16일 수원시 아주대병원이 유가족에게 중간 진료비를 청구했다. 금액은 2300만 원. 혜빈 씨가 뇌사상태에 빠져 중환자실에서 연명치료를 받은 지 13일째 되던 날이었다. 혜빈 씨의 부모님은 누워있는 딸만 보기도 괴로웠다. 그런데도 보상 절차를 안내해주지 않았다. 성남 시청은 범죄와 관련한 제도가 마련된 것이 없어 직접 지원은 어렵다고 했다. 가해자 최원종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더라도 배상금을 즉시 받을 수 없었다. 소송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이 경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7월 18일 숨졌다. 그의 49재인 9월 4일을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이라 부르고 그를 추모했다. 집회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작했다. 4만 명(주최 측 추산) 정도가 참석했다.서이초는 추모를 위해 학교를 개방했다. 오전 9시부터 교사와 학부모, 어린이들이 찾았다. 이들은 교문 근처에서 헌화용 국화꽃을 건네받고 포스트잇에 메모를 적은 뒤, 학교에 들어갔다.운동장을 지나니 바닥에 흰 끈이 보였다. 헌화용 단상으로 길을 안내하는 표시였다. 끈을 따라 걸으면 추모
어린이날에도 집콕을 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 장애아동이다. 학교를 마치고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 추억의 장소.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또래와 함께 성장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나는 어릴 적 놀이터에서 휠체어를 탄 친구를 본 적이 없다. 우리의 추억에 그들은 없었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익숙함 속에서 보이지 않았던 아이들을 주목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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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생긴 문제의 상당 부분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외 출장을 통해 8년 전부터 알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올라온 정부와 지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과 위생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의견이 여러 차례 나온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문제는 새만금개발청, 여성가족부, 농림축산부 등 여러 부처가 공통적으로 언급했다.새만금개발청은 “우리나라 여름철은 온도와 습도가 높고 매립지 특성상 수목 등이 없는 벌판에 있다”라며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막과 내부 쉼터 조성이
“그냥 선풍기 바람 쐬는 거예요. 참는 거예요. 더 어떻게 해요. 뭐 할 게 없잖아. 할 게 없으니까 참아 그냥.”서종필 씨(58)가 여름을 나는 방법이다. 그는 약 3평 크기 쪽방에 15년째 산다. 선풍기 1대와 가로세로 60㎝의 창 하나로 더위를 견딘다.참을 수 없이 더운 날에는 공용샤워실에서 하루에 다섯 번씩 찬물로 씻는다. 쪽방촌은 방 안에 화장실이 없다. 건물이나 층별로 공용화장실과 공용샤워실이 하나씩 있다. 서 씨는 “이런 데 산다는 사실 자체가 힘들다”라고 말했다.김춘백 씨(75)의 방은 1평 남짓이다. 손바닥 크기의
교권 보호를 촉구하는 5차 집회가 8월 19일 열렸다. 장소는 이전과 달리 서울 영등포구의 국회의사당 앞 의사당대로였다. 약 3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집회 장소를 종로 일대에서 국회 앞으로 변경한 이유에 대해 주최 측은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법 제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법 개정을 강하게 주장하고자 국회 앞으로 장소를 변경했다”라고 답변했다.집회는 숨진 서이초 교사의 유가족 메시지로 시작했다. 교사의 사촌오빠는 “동생을 위해 함께 싸워주셔서 감사하다. 정신적, 육체적 이유로 한계를 느껴 집회는 참가하기 힘들 것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에 대한 상영 금지 가처분 심문이 7월 26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렸다. 가처분 신청자(채권자)는 시민단체 ‘서민민생위원회(서민위)’, 채무자는 박원순다큐멘터리제작위원회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이다. 신청 자격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김우현 부장판사는 “인격권에 기초한 상영 금지 가처분은 피보전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피보전권리란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 권리다. 제작사는 시민단체가 인격권을 침해당한 사실이 없고 권한 위임을 받지 않아서 신청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서민위 김순환 사무총장은 자격
“주문,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 헌법재판소가 7월 25일 오후 2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관 9인의 전원 일치 의견이었다.재판관들이 나가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보라색 스카프를 맨 중년 여성이 손수건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이태원 참사 유족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 부둥켜안았다. 그리고 탄식했다. “이게 법이야?”, “어떻게 이럴 수 있어!”이태원 참사는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옆 골목길에서 일어났다. 159명이 숨지고 320명이 다쳤다. 국
충청북도 청사는 입구부터 향냄새가 가득했다. 취재팀이 7월 24일 찾은 민원실 앞. 14명의 위패가 놓인 합동분향소가 있었다. 직원 2명은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있었다. 분향소 옆 의자에는 수척한 여성과 넋을 잃은 듯한 노인이 보였다.조문하러 왔다는 시민 박인기 씨(67)는 청주 오송의 궁평2지하차도 참사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러더니 “참사 다음 날 현장에 12시간을 있었다. (현장을) 알려줄 테니 같이 가자”라고 말했다.도청 앞에서 502번 버스를 타고 40여 분 갔다. 충청대 입구에 다다르자 그는 “이곳부터 (궁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