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치를 모른다, 품격이 없다, 무모하다. 부정적 평가가 있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여권의 주요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인권변호사로 시작해 경기 성남시장을 지냈다.이상락 성남시 외국인주민복지센터장은 1980년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의 YMCA에 이 지시가 주말마다 나타났다고 회상했다. 사법연수원생이던 이 지사는 이상락 센터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YMCA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도왔다. 변호사 선임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활동이었다.이 지사의 대선 공약에서 핵심은 ‘억강부약(抑强扶弱)’이다.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는
▣ 고두심(배우·제주 도민)염치 있는 사람이다. 우리나라 정치인은 간혹 명예와 부를 함께 쥐려고 한다. 잘못을 해도 인정하지 않는다. 원 전 지사는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이다.솔직하고 담백하다. 닮고 싶은 자세다. 꼼수가 없다. 학교 다닐 때부터 수제라는 소문을 들었다. 김만덕기념사업회 상임대표를 맡으면서 원 전 지사와 가족을 거의 매일 만났다. 처음 만날 당시, 내가 더 유명했다. 그런데 동네 누님 대하듯 다가왔다. 그런 모습이 좋았다.가족도 순수하다. 원 전 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두 딸은 아버지에게 아직 준비가 안 됐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를 7월 25일 처음 봤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였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하우스 카페. 그는 기자석으로 몸을 돌려 주먹 인사를 했다. 그는 스스로 흠이 없는 후보라고 주장했다.행사를 마치고 그는 카페를 돌았다. 모두와 악수를 했다. 기회가 없어 질문을 못했다니까 그는 “서면으로 전해주세요. 그러면 잘 정리해서 답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원 전 지사를 8월 18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용산빌딩 10층에서 다시 만났다. 대기실에 공약이 보였다. ‘국가찬스! 다음 세대가 더 잘 사는 나라!’ 회의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8월 19일 대구 중구의 서문시장에 있었다. ‘미안합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었다. 1인 시위를 하는 이유는 “제가 정치를 하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정부의 무능을 막지 못했다는 뜻이다.그는 제주 서귀포시에서 태어났다. 구멍 난 검정 고무신을 신고 학교에 다녔다. 리어카에 타겠다고 응석을 부리다가 바퀴에 오른발이 깔렸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가난에 익숙해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절박한지 안다.강우준 씨는 제주제일고에서 원 전 지사를 처음 만났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집에
▣ 박찬정(경북고 동창·청주대 교수)고등학생 때부터 자기관리가 뛰어났다. 승민이네 놀러 갔더니 승민이네 어머니가 “너 승민이 따라 놀면 안 돼”라고 하시더라. 승민이는 저녁때까지 실컷 놀다가 새벽 2시에 일어나서 학교 올 때까지 공부한다는 거였다. 할 거를 다 해놓고 공부 하나도 안 한 척하면서 친구들이랑 장난치고 노는 거였다.의리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고등학교 동기 720명 중에 유승민을 인간적으로 싫어하는 친구는 본 적이 없다. 2015년쯤 지방대 교수로서 교육부에 따질 일이 있었다. 승민이에게 얘기했다. 몇 년 뒤 “잘 지내냐
유승민 전 의원의 ‘희망22’ 캠프를 8월 7일 찾았다. 카페 같은 분위기였다. ‘희망은 찬란하게 쏟아지는 태양이 아니라 시린 겨울날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한줄기 햇살입니다’라는 문구가 벽에 보였다. 유 전 의원은 “캘리그라피를 하는 지지자 중 한 명이 써줬다”며 웃었다.캠프 이름이 ‘희망22’인 이유를 묻자 그는 “미래니까요”라고 말했다. 희망이라는 단어를 보면 미래가 연상된다고 했다. 옆에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을’이라는 문구와 함께 대선까지 남은 날을 표시하는 전자시계가 있었다.- 회의를 하던데 공약을 구상했나.“그렇다
“지금까지 본 정치인 중에 가장 뛰어난 사람.”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유승민 전 의원을 이렇게 평가했다. 지인들은 유 전 의원의 장점으로 능력과 따뜻함을 꼽았다.유 전 의원은 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장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손을 내밀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시기다.고등학교 동창인 소병수 변호사는 당시를 회상했다. “어느 날 의논할 게 있다며 친구 몇 명에게 저녁을 먹자고 그러더라고요. 여의도 연구소장을 하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 고병국(정세균 전 총리 전 보좌관·현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생색을 내거나 쇼맨십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80% 일을 했어도 50% 정도 했다고 말한다. 총리가 되자마자 코로나가 터졌다. 마스크 5부제를 추진한 사람이 정세균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2부제를 하려고 했지만 정 총리는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며 5부제를 추진했다.기본적으로 대화가 통하는 사람, 말이 통하는 사람이다. 갈등을 풀어가는 게 정치의 역할이지 않나. 다양한 갈등에는 찬성과 반대가 충돌을 하는데 정세균 전 총리는 “둘 다 얘기해 봐. 너희는 이걸 양보하고 너희는
편안하게 웃는 얼굴과 나긋나긋한 말솜씨.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별명은 ‘미스터 스마일’이다. 그는 어떤 자리에서 누구와 대화를 하든 철칙이 있다. 상대에게 매너 지키기.대학 동기이자 오랜 친구인 송인회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은 “내 친구 정세균은 누구와 무슨 말을 하든 상대 인격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송 이사장은 까닭이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가 오래전부터 정치를 꿈꾸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간직했기 때문이다. 정 전 총리는 국민학교를 다닐 때부터 정치인의 꿈을 새겼다. 열 살 남짓의 나이에 장
▣ 안상혁(막냇동생·성균관대 영상학과 교수)충청 태안 앞바다에서 태어났는데 공부를 남다르게 잘했다. 이모가 그때 인천으로 시집을 가서 살았다. “상수는 공부를 잘하니까. 도시에서 키우자”고 해서 초등학교 5학년 때 큰형(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혼자 인천으로 가서 이모 댁에서 공부했다.어머니가 절에 갔다 오는데 스님이 “첫째가 아주 특별한 인물이 된다”고 했다. 작은형이 지켜봤는데, 어머니가 기분이 좋으셔서 코가 벌렁벌렁했다. 500원짜리가 들어갈 정도로 그렇게 흥분하셨다고 한다. (웃음) 둘째 형이 그걸 기억하면서 증언했다. 첫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어떤 사람일까. 7월 15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호성빌딩 10층. 캠프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했다.기다리면서 사무실을 둘러봤다. 입구부터 내부까지 사진이 가득했다. ‘미션 파서블’ 문구와 함께 웃는 모습이 많았다. 벽면에는 상패가 보였다. 의정대상, 자랑스런한국인대상, 위촉패, 감사패, 공로패. 그가 지나온 길이었다. - 젊은 시절이 궁금하다.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정치인의 꿈을 품게 된 계기가 있나.“아주 어려서부터 대통령이 되고
파란색 정장과 분홍색 넥타이.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트레이드마크다. 그는 패션에 관심이 많다. 최용묵 수행비서는 “양말이랑 신발도 맞춰서 신는다”고 했다. 몇 년 전부터 밝은색 옷을 입었다. 당의 분위기를 밝게 하기 위해서다. 2008년에는 앙드레김 패션쇼 모델로 섰다.안 전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인천시장을 지냈다. 재임 당시,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경제자유구역법을 통과시켰다. 송도국제도시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사업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본격적으로 추진했다.송도는 갯벌이 있는 바다였다. 안 전 시장은
▣ 권영길(전 민주노동당 대표‧ 현 평화철도와 나아지는 살림살이 이사장)박용진 의원이 설날, 추석 같은 때 인사를 하러 온다. 올해는 전태일다리에서 만났는데 그때 대선 출마를 머릿속에 그렸던 것 같다. 그런 뜻을 비쳐서 “전태일 정신을 잊지 않는 박용진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박 의원이 오래전부터 노동운동을 함께 배웠고, 전태일 정신을 기리는 여러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항상 노동자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뜻을 새기고 배워 나가기를 바란다는 그런 이야기를 했을 거다.박 의원은 헌신과 열정의
굵은 소나기가 내린 7월 19일 박용진 민주당 의원을 만나기로 했다. 오후 4시 30분으로 약속했다. 의원회관 428호에 4시 15분 도착했더니 박 의원은 다른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던 중이었다.의원실 관계자는 박 의원이 5~10분 간격으로 기자를 만난다고 했다. “의원님이 급하게 통화 중이셔서 4시 35분에 인터뷰를 시작하겠다.” 의원실에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집무실에 들어갔더니 박 의원은 “우리 전에 한 번 인사했죠?”라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대선 예비후보 초청 토론회에서의 짧은 만남을 기억한 모양이었다. 책상에 마주
박용진 민주당 의원을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만났다. 7월 13일, 서울 중구의 한국프레스센터 엘리베이터 안에서였다.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대선 예비후보 초청 토론회가 있던 날이다.그는 남색 양복 차림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캐주얼복장이던 모습과 달랐다. 보좌관 없이 혼자였다. 기자가 말을 걸었더니 웃으면서 대답했다. “제가 싸움을 잘해서 보통 혼자 다녀요.”김동훈 기협 회장은 토론회에서 박 의원을 이렇게 소개했다.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제대로 싸울 줄 아는 의원.” 토론회 내내,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다.
제300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1차 보건복지위원회가 4월 23일 열렸다. 김화숙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이 질의 중에 이렇게 외쳤다. “말은 따스한 채움터에요. 그런데 안 따뜻해요. 서늘해, 서늘하다고.”‘따스한채움터’는 노숙인 무료급식을 위해 서울시가 서울 용산구에 마련한 시설이다. 노숙인복지법상 노숙인급식시설은 아니다. 노숙인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와 봉사 단체를 연결한다.김 의원은 따스한채움터를 5번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또 노숙인 공공일자리 참여자가 타성에 젖어 생기는 업무 태만도 목격
“서울시의 의지를 밝힐 수 있는 부동산 재개발 대책을 준비 중이며,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등을 포함한 재개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겠습니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한 달을 맞아 5월 17일, 부동산 대책 마련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후보 시절에 재개발과 재건축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이에 따라 서울시는 2025년까지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주택 24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5월 26일 발표했다. 국민의힘 역시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신율 명지대 교수는 스토리오브서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재보궐 선
더불어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자 부동산 정책 실패가 주요 원인이었다고 판단했다. 부동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진표 의원)를 신설한 이유다.특위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금융·세제 개선안’을 5월 27일 발표하자 논란이 벌어졌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투기가 과열되는 상황에서 보유세 대상자를 줄이면 곤란하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나오면서였다.결혼을 앞둔 남정민 씨(27)는 경기 고양시의 화정 지구에 신혼집을 구했다. 대출한도가 집값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그는 “집 주변의 아파트에서 살만한 곳은 3억 500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기본소득당은 2만 3628표를 얻어 0.4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후보 12명 중에서 5위다. 선거기간에 기본소득당은 ‘안 될 거 없잖아. 서울 기본소득’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기본소득당 신지혜 상임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하고 가자고 이야기하면서 선거를 쭉 준비했다”며 슬로건이나 로고송이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김영길 사무총장은 “2030세대가 직접 선거를 기획하고 주도했다. 참신한 디자인 기획, 온라인 정책 페이지, 30여 개 시민단체와 간담회 등 새로운 시도를 해냈다고 본다”고 말했다.그는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의힘이 만 45세 이하 당원 351명을 대상으로 청년정치의 중요성을 묻자 응답자의 77.1%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청년정치 활성화 수준에 대해서는 52.1%가 매우 침체라고 평가했다. ‘청년국민의힘(청년의힘)’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지난해 12월 6일 출범한 청년당이다. 독일의 ‘영유니온’, 영국의 ‘청년보수당’ 등 선진국의 청년조직을 벤치마킹했다. 청년의힘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도 각각 전국청년당과 청년정의당이 나왔다.스토리오브서울 취재팀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