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를 받는 약사가 크게 늘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18년 12명이었던 기타 상품 전문 소매업의 보건의료직 실업급여 수급자는 작년 1361명. 5년 만에 113배 늘었다.고용정보원 김두순 연구원은 “기타 상품 전문 소매업에는 의약품, 화장품, 방향제 판매업 등이 포함된다”며 “보건의료직이 종사할 만한 업종은 의약품 판매업이기 때문에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가 대다수”라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지방 약국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중이다. 경기 수원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정장섭 씨(67)는 코로나 확산 시기에 처방 환자 감소로 직원을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여성 노동자들이 성별 임금 격차 해소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3·8여성파업조직위원회(조직위)는 3월 8일 낮 12시 20분경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여성 파업 대회를 열었다. ‘역행하는 시대, 돌파하는 우리의 투쟁’이라는 구호 아래 주최 측 추산 700여 명이 모였다.대부분 건설, 교육, 반도체, 돌봄 분야 등 종사자. 이 중에서 금속노조 KEC 지회와 국민건강보험(건보) 고객센터지부 노동자들은 평일인 이날 ‘하루 파업’을 선언했다. 건보 고객센터와 두어 차례 연결을 시도했더니 ‘오늘
박도훈 씨(24)는 경희대를 2월에 졸업했다. 그는 졸업식에 꽃다발을 사오겠다는 친구들을 만류했다. 전날 받은 꽃다발을 다시 사용하기로 했다. 사진 한번 찍기 위해 꽃다발을 새로 사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다. 박 씨는 “친구들이 모두 사회 초년생이거나 취업준비생인데 꽃다발 가격은 5만 원이 훌쩍 넘어 부담스럽다”라고 말했다.박 씨 같은 졸업생이 늘면서 졸업식 꽃다발 특수는 옛말이 됐다. 고물가로 인해 꽃다발을 사지 않는 20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고 꽃다발을 산다. 중고 거래가 늘어나니 생화 거래량은 줄었
“일하는 시간이 자유롭고 (언제든 제가) 원할 때 할 수 있어서 관심이 갔어요. 혼자 하니까 스트레스도 덜 받고,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 같고요.”1월 3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청소연구소’ 상설 교육장. 50, 60대 수강생 사이로 젊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프리랜서 연극 강사인 31살 박주현 씨. 방학 기간에 부업으로 청소일을 하려고 이곳을 찾았다. 유튜브에서 업체 후기를 보고 왔다.필수 사전교육을 받고 하루 최대 4시간, 주 3~4회 일할 계획을 세웠다. 박 씨는 “(청소에 대해) 이질감은 크게 없다. 요즘은
“원래 밥 먹고 카페에서 공부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밥값이 너무 많이 나왔네요. 그냥 집에 가려고요.” (홍익대 한승현 씨)고물가가 대학생의 일상을 바꾸는 중이다. 밥 한 끼와 맞먹는 카페 지출액에 ‘카공’(카페에서 공부하는 행위) 문화가 줄어드는 분위기. 대신에 집에서 공부하거나 학교 열람실과 도서관, 무료 공용공간을 찾는다.기자가 만난 대학생들은 치솟는 물가로 인해 카페에서 공부하는 횟수가 줄었다고 했다. 대형 카페 프랜차이즈부터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까지 메뉴 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음료에 디저트 메뉴를 추가하면 돈이 훅훅
‘대인관계 좋음’, ‘영업직과 잘 맞음’ 권지현 씨(24·여)는 인터넷에 뜬 AI 채용 면접 결과를 보고 당황했다. 30분가량 면접을 했는데 AI가 인성과 적성을 모조리 단정적으로 썼기 때문이다.그는 입사 한 달 차 직장인. 취업준비생 시절에 지원했던 회사의 30% 정도가 AI로 면접했다고 한다. “AI 면접의 평가 기준을 몰라 답답했다. 항상 웃고 있을 수는 없는 건데, 안 웃고 있다고 영업을 잘 못 한다 평가하는 게 과연 공정한지 의문이다.”AI 면접은 국내 채용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국내 기업에 AI 역량 검사 서비스를
유진형 씨(26)는 2018년을 마지막으로 연애하지 않는다. 연애하면서 돈이 부족해 힘들었다. 그가 여자친구와 가장 많이 데이트하던 장소는 카페였다. 대학생이던 그에겐 카페 가기도 부담스러웠다.기념일이면 최소 3만 원에서 최대 10만 원 사이의 선물을 주고받았다. 일주일을 1만 원으로 버틸 정도로 쪼들리는 때가 있었다. 대학 기숙사에서 식사를 거르고, 룸메이트가 남긴 소주를 마시고 잠든 적이 있다.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나서 연애를 하고 싶어 한다.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500명(남 250명, 여 250명)을 대상으로 올해 1
띠링. 핸드폰 화면이 반짝하더니 알림이 왔다. LH청년전세임대 전담 부동산 네이버밴드에 새 매물이 올라왔다는 글이다. 권혁범 씨(25)는 부동산에 바로 전화했다.“저 방금 올리신 매물 보고 연락드렸는데요. 지금 찾아가도 될까요?”“아, 방금 매물 보셨구나. 지금 벌써 2팀이나 보러 오고 계세요. 오실 거면 빨리 오셔야 돼요.”권 씨는 통화를 하자마자 인천 본가에서 서울로 갔다. 앞서 찾아온 사람들이 계약하지 않아 지금 집(서울 관악구)에 들어갔다. 다른 계약자가 나올까 서둘러 집을 둘러보고 가계약금을 넣었다.권 씨는 2022년 4월
“꿀타래 나인 따우전드.”“우드 스트랩 워치.”서울 종로구 인사동 상인들이 외국어로 관광객을 맞았다. 거리에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들렸다.인사동을 5월 26일 오후 2시경 찾았다. 정부가 5월 11일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선언하고 보름이 지난 때였다. 인사동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이전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인사동에는 기념품 가게가 몰려 있다. 인사동 문화의거리 약 450m를 살폈더니 상가 건물마다 기념품 가게가 1~2개씩 있다. 상품은 비슷하다. 전통 문양을 새긴 천 마스크가 2000원, 책갈피가
가로 8m, 세로 2m 크기의 벽에 메모지 수백 장이 붙었다. 흰 국화 꽃바구니 1개와 꽃송이 10여 개가 그 아래 있었다. 벽 한편에는 안내문이 걸렸다. ‘10.29 이태원 참사 기억과 안전의 길 조성을 위한 준비 중입니다.’이곳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옆 골목. 기자는 5월 26일 오후 2시 40분에 찾았다. 지난해 10월 29일, 압사 사고가 일어난 지 약 7개월 만이다. 거리는 한적했다. 지나가던 외국인 관광객이 가끔 벽 앞에 섰다.참사 7개월이 지난 지금, 상권은 어떨까. 골목 입구의 신발 가게 ‘밀라노’에 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는 아동복 거리가 있다. 한때 ‘아동복의 메카’로 불렸다. 명절이나 어린이날과 같은 대목을 앞두고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지금은 한산하다.기자는 3월 16일과 23일, 아동복 거리를 찾았다. 지하철 4호선 회현역 6번 출구를 나와 왼쪽으로 오르막길에 들어서니, 아동복 상점 30여 개가 빼곡했다. 임대로 내놓은 점포가 눈에 많이 띄었다. 시장을 찾은 손님이 많았지만 아동복 거리는 썰렁했다.1980년대에 생긴 부르뎅 아동복과 포키 아동복, 크레용 아동복 등 대형 매장 건물은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 밖에서
서울 성동구 송정동.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사이에 있다. 성수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갔더니 지은 지 40년이 넘었을 연립 주택이 나왔다. 붉은 벽돌 모양.담은 허물어졌고. 마당에 화초가 있다. 벽에 이런 문구가 보인다. ‘1 EURO PROJECT 2023-2025(원유로 프로젝트 2023-2025).’ 국내 처음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도시 상생 프로젝트를 하는 코끼리 빌라다.이곳에는 카페, 입욕제 판매점, 제로웨이스트 편집숍 등 브랜드 18개가 입점했다. 기자가 3월 13일 오후 2시 찾아갔
짜장면 7000원, 비빔밥 1만 원.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중이다. 외식을 하면 물가 상승을 피부로 느낀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외식물가지수는 115.45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올랐다.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 기준으로 비빔밥 평균이 올해 1만 원대를 기록했다. 칼국수는 8500원, 김치찌개는 7500원을 넘었다. 김밥은 2021년까지 2712원에서 올해 3100원이 됐다.시장 근처에는 저렴한 식당이 많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남문시장을 보자. 못골시장, 영동시장, 지동시장 등 여러 재래시장을 통틀어 남문
‘헬스 월 2만 원대’, ‘60% 할인’. 서울 지하철 7호선 남성역 근처의 헬스장 현수막 문구다. 요금이 얼마인지 궁금했다.들어갔더니 직원이 “어떻게 오셨냐”고 물었다. “가격을 알고 싶어서 왔다”고 답했다. 직원은 “상담을 통해서만 알려드린다”고 했다. 가져온 책자를 보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헬스장도 마찬가지였다. 계산대 직원에게 “가격만 알고 싶은데 요금체계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그는 당황하며 “저희 규정상 원래 이렇게 알려드리면 안 돼서…”라고 말하면서 상담받으라고 했다.체육시설업 가격표시제가 202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지난해 12월 21일 ‘미국 의사 면허 시험에서 AI의 성능 연구’ 논문의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의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메드아카이브·MedRxiv)에 실렸다. 챗GPT는 미국 의사면허 시험(USMLE)을 통과할 정도로 뛰어나며, 의학 교육에서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내용이다.오픈에이아이(OpenAI)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챗GPT는 GPT-3.5 버전이다. 4개월 만인 올해 3월 14일, GPT-4 버전이 공개됐다. 기자가 직접 챗GPT-4를 사용해봤다. 엉뚱한 질문을 입력했다. 한국어로
3월 1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거리는 이른 평일 오후인데도 북적였다. 명동은 한때 한국의 ‘관광 1번지’로 불릴 만큼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은 곳. 코로나19로 끊긴 외국인 발길이 다시 늘면서 명동 상권이 활기를 찾는 중이다.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내리자 여행용 가방을 끄는 관광객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하철역 내부의 환전 기계 앞에는 환전하려는 줄이 2m를 넘었다. 지하상가의 옷가게와 기념품 판매장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6번 출구로 나가서 명동 중앙로로 가니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산인해였다. 이들이 웃고 떠드는
서울 관악구 행운동을 3월 3일 찾았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7번 출구를 나서자 신림동 방향으로 빌라와 단독 주택이 이어졌다. 하나같이 반지하였다. 녹이 슨 창살로 막아놓은 곳, 플라스틱판으로 가린 곳, 돌담에 막혀버린 곳 등.관악구는 반지하 주택이 밀집한 지역이다. 지난해 여름에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컸다. 집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건 쉽지만 나가지 못하는 구조 때문이다. 반지하에 고립된 가족 3명이 숨지는 일도 있었다.국토교통부는 이런 피해를 막으려고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8월 16일에는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
한파 속에 눈이 내리던 1월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한 주택가 골목. 그곳에서 20대의 패기로 국화빵 장사를 시작한 이정수(28) 이정은 씨(25) 자매를 만났다. 둘은 털 부츠와 털모자 차림이었다.자매는 부모의 가게 옆 마당에서 장사를 한다. 가게 이름은 ‘연희동 국화빵(@yhd_kukhwabbang).’ 하얀 담장 위 국화빵이 그려진 연보라색 포스터가 멀리서부터 눈길을 끈다.브레이크타임이 오후 5시에 끝나면 자매는 가게 문을 다시 연다. 세련된 카페 분위기와 비슷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작고 귀여운 산타 모양 알전구가 번쩍인
7월 6일 서울 서대문구의 중국집. 입구 근처에는 메뉴가 적힌 배너 거치대가 있다. 짜장면 7000원, 삼선 간짜장 9000원, 쟁반짜장 10000원. 메뉴 18개 중 3개를 제외하고 종이가 붙어있었다. 남은 3개는 고추 잡채밥, 해물 잡탕밥, 그리고 1000원인 공깃밥이다.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점심값이 오른다는 뜻의 신조어 ‘런치플레이션’이 생길 만큼 외식 가격이 올랐다. 이런 상황에도 공깃밥을 여전히 1000원만 받는 음식점이 많을까.기자는 6월 28일, 7월 1일, 5일, 6일 등 나흘 동안 서울 서대문구, 구
서울 서대문구 ‘통술집’을 5월 30일 오후 8시 찾았다. 정확히 말하면 통술집이 있던 곳이다.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에서 내려 옛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 107-4’를 입력했다.3분쯤 걷자 공사 현장이 나왔다. 건물 1층 벽면은 붉은 벽돌, 2층 외벽은 검은색이었다.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출입문이 따로 없고 안쪽이 다 보였다. 철판과 시멘트 포장지를 비롯한 자재가 놓여있었다.통술집은 1961년 개업했다. 양념돼지갈비와 돼지껍데기 등을 팔았는데 61년 만에, 올해 1월 3일 문을 닫았다. 여기에 새로운 가게가 들어선다.